(수원=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실력 차이를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인정합니다.”
프로농구 부산 KCC의 전창진 감독은 1일 경기도 수원kt아레나에서 수원 kt에 80-83으로 패한 후 이같이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전 감독은 “(kt와) 세 번째 경기였다. 상대는 전술적으로 자리 잡는 게 정확하고 공수에서 우리보다 앞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부분에서 부족한 느낌을 받는다”며 “확실히 (kt가 우리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인정한다”고 덧붙인 후 답답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이 모인 KCC는 개막 전부터 ‘슈퍼 팀’이라고 불리며 우승 후보 1순위로 주목받았다.
시즌 초반 부진을 털어내며 최근 7연승을 달린 KCC는 지난달 30일 kt에 83-98로 졌고, 이날 경기에서도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전 감독은 이 경기에 앞서 취재진에 “오늘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kt와) 붙는다. 해볼 만할지 (경기를 보고) 판단해봐야 할 것 같다”며 kt전의 중요성을 설명한 바 있다.
우승을 노리는 전 감독이 kt를 경계하는 이유가 있다. 스타 선수들이 모인 KCC지만, 선수 면면을 따져보면 kt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신장 190㎝ 중반의 포워드가 풍부한 팀이고, 재능을 인정받아 1·2순위로 뽑힌 선수들도 많다.
1순위 선수만 해도 허훈·문성곤·박준영·문정현이 있다. 하윤기, 이두원, 한희원은 2순위다.
여기에 올 시즌 최고 외국 선수로 꼽히는 패리스 배스까지 프로농구에 안착하며 탄탄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8승 9패다.
다만, 포워드인 배스가 주로 기용되는 만큼 골밑이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날 kt는 리바운드에서 29-41로 크게 밀렸다.
라건아에게만 23점 15리바운드를 허용하며 2쿼터 초반까지 이어진 14점 차 리드를 모두 날리기도 했다.
높이 열세를 만회하는 kt의 승부수는 압박 수비였다. 허훈(4개), 한희원, 정성우(이상 2개) 등이 강력한 대인 수비를 선보인 kt는 총 11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KCC는 14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공식 기록상 실책 탓에 24점이나 실점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KCC가 기록한 스틸은 1개뿐이었고, kt는 실책 수를 4개로 억제했다.
가드·포워드들의 압박을 중심으로 수비 전술뿐 아니라 배스와 허훈을 중심으로 한 공격 전술도 실책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송영진 kt 감독은 “우리는 빅맨이 강한 팀에 약하다. (골밑이 강한) 서울 삼성만 봐도 지금은 하위권이지만, 우리는 강팀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만큼 우리는 철저하게 팀 수비가 돌아가야 하고, 리바운드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 게 숙제”라며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손실이 더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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