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에는 모델하우스를 여는 곳이 한 곳도 없다. 1월은 대표적인 분양 비수기인 만큼 공급물량도 지난달보다 16%가량 줄어든다. 하지만 연말 ‘밀어내기’에 실패한 단지들이 서울, 수원 영통, 광명 등에서 연초 분양에 돌입하면서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기사: 연말 밀어내기 분양에도 청약시장 ‘냉기’…될 곳만 된다(2023년 11월14일)
서울 주요 단지들은 대부분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거나 하반기 이후로 계획 중인 만큼 수요자들은 관망하는 모양새다. 지방 청약시장은 2023년에 이어 새해에도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초 청약에 나설 경우 주변 시세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인지 확인하고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은 강동 ‘한강그란츠’뿐…수원에 공급 몰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24년 1월 전국 29개 단지에서 3만1150가구가 분양한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2만3327가구다. 12월 물량보다는 16.5% 줄어든 것이며 전년 1월 물량과는 비슷했다.
수도권 일반분양 물량은 1만303가구(44.2%)로 지방 1만3024가구(55.8%)보다 적다. 경기는 5613가구(24.1%)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천은 4690가구(20.1%), 광주는 4045가구(17.3%) 물량이 나온다. 이 조사에서는 서울에 분양 물량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DL이앤씨는 서울 강동구에 ‘e편한세상 강동 한강그란츠’를 선보일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그란츠’로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이름을 바꾸고 새해 첫 마수걸이 분양으로 내세웠다. 이 단지는 성내5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최고 42층, 2개동, 407가구(일반분양 327가구)로 공급된다. 지하철 5·8호선 천호역과 가깝다.
경기도 의정부시에는 ‘e편한세상 신곡 시그니처뷰’가 선보인다. 최고 35층, 6개동, 815가구로 이중 407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단지 바로 옆에 의정부초등학교가 있는 ‘초품아’ 입지를 갖췄지만 1호선 의정부역까지 도보 24분(네이버지도)으로 다소 멀다.
수원시 일대에는 연말연시 2571가구의 아파트가 일반분양된다. 580가구로 공급되는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는 영통동에 9년 만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GS건설은 수인분당선 영통역 인근에 위치한 ‘영통역자이 프라시엘’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행정구역상 용인시로 분류되지만 수원시 영통동과 생활권을 공유한다. 이밖에도 ‘매교역 팰루시드’,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가 분양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부천시 송내1-1구역 재건축을 통해 ‘송내역 푸르지오 센트비엔’을 선보인다. 최고 23층, 12개동, 1045가구 중 225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광명시에는 2878가구 대단지인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가 분양에 나선다. GS건설과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가 광명5구역 재개발을 통해 짓는 이 단지는 일반분양으로 639가구가 나온다. ▷관련기사: 역세권이라지만 국평 12억원?…광명5R의 분양 자신감(2023년 12월27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는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가 공급된다. 최고 20층, 11개동, 732가구로 세워지는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기대된다. 송도 11공구에는 ‘송도자이풍경채 그라노블’이 분양 예정이다. 아파트 2728가구, 오피스텔 542실 등 총 3270가구로 공급된다.
서울은 빨라야 3월…수도권 양극화는 언제까지
1월은 통상 비수기지만 지난해 막바지 ‘밀어내기’에 실패한 물량들이 연초에 출사표를 냈다. 다만 서울의 경우 연초 분양이 거의 없어 하반기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2024년에는 래미안원펜타스, 래미안원페를라, 래미안레벤투스, 메이플자이 등 강남권 대단지들이 대기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2024년 월별 민영아파트 분양계획 물량(12월21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은 4만4252가구 중 2만4624가구(55.6%)가 분양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2월(1872가구)부터 분양에 돌입해 9월(3890가구)에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분양 성수기인 5, 10, 11월도 3000가구 넘게 나온다.
이태용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래미안원펜타스가 3월, 래미안원페를라가 5월 분양 예정이고 나머지는 하반기로 간다”며 “1월은 전년도 물량이 밀려 넘어온 게 대부분이라 분양 활황기는 하반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에도 분양시장에서 수도권-지방 양극화가 계속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리얼투데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청약 접수건수는 약 60만건으로 전국의 65.4%에 달했다. 1순위 청약 경쟁률도 수도권 15.7대 1, 비수도권 7.3대 1로 큰 격차를 보였다.
김웅식 연구원은 “2024년 신규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도권 신규분양 단지의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지방은 반도체 호재나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는 곳 위주로 밀어줘야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역보다 가격이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금과 같은 비수기엔 특히 인기지역이 아니라면 가격 경쟁력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며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오거나 변동금리가 떨어지는 등 시장심리가 회복돼야 청약 수요자들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수도권에 쏠린다 해도 청주, 부산, 대전 등 일부 지역은 청약 성적이 양호했다”며 “수도권이라도 시세보다 비싸다면 흥행하기 어렵다. 지역 양극화보다는 개별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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