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2024년의 해가 떠올랐다. 푸른 용의 해라고 하는 갑진년(甲辰年)이다. 초현실적 존재인 용은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동물처럼 우리 전통 문화 곳곳에 자리해왔다.
우리 문화에서 용은 용기와 비상, 희망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백호, 주작, 현무와 함께 사신의 하나로도 등장한다. 또 강력한 힘을 지녔다고 믿어져 삼국 시대 무덤 벽화부터 그림 등 다양한 미술품에 등장했다. 용이 나오는 꿈을 꾸면 훌륭한 자식을 낳는다고 여겼고, 비와 바람을 다스리는 용신 혹은 용왕에게 제를 올리기도 했다. 용은 왕이나 황제 등 최고 권력을 나타내는 상징으로도 쓰였다. 그만큼 2024년 용의 해는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먼저 국제 정치가 매우 혼란스럽게 전개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월에 대만의 대통령이나 다름없는 총통 선거가 열린다. 현재 집권 여당인 민진당은 미국과 가깝고 대만의 독립적인 지위를 선호하고 있다. 반면에 국민당은 중국과 하나 되는 판단 쪽에 가깝고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느 정당의 후보가 대만의 최고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미중 관계가 요동치고 미국의 인도 태평양 안보 질서가 영향을 받으면서 북러 관계, 북중 관계, 남북 관계, 한미 관계까지 복잡한 정치 스케줄로 긴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 및 정치 이슈보다 국민들에게 더 절실한 이슈는 경제다. 2023년과 비교할 때 2024년에 한국 경제의 주름살이 조금이나마 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동하고 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2023년 전망을 ‘상저하고’ 즉 상반기는 어렵지만 하반기는 경기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12월 중에 들려온 소식은 시공능력 16위의 중견 건설업체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었다.
특히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고금리에다 고물가 현상 그리고 고환율까지 덮치면서 우리 경제는 ‘상저하저’의 최악의 순간이었다. 물론 4분기를 지나면서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2024년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한국의 총선(4월)과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등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까지 일정이 잡혀있는 2024년에 대한 빅데이터 평가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먼저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2월 18일부터 30일까지 2024년과 희망이라고 하는 키워드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을 도출해 봤다. 2024년에 대한 언급량은 2만9280 건으로 나타났고 희망에 대한 언급량은 1만4340건으로 나왔다(그림1).
힘들었던 2023년에 대한 인식 탓인지 2024년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정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고 특히 기대를 걸어본다는 취지의 ‘희망’이라는 단어에 대한 언급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빅데이터 연관어는 어떻게 나올까. 경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미국’, ‘중국’, ‘정부’, ‘한국’, ‘지원’, ‘국민’, ‘국가’, ‘반도체’, ‘정치’, ‘주가’, ‘장관’, ‘주문’, ‘감사’ 등이 올라왔다. 안보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미국’, ‘중국’, ‘정부’, ‘한국’, ‘국민’, ‘국가’, ‘정치’, ‘북한’, ‘경제’, ‘실장’, ‘일본’, ‘러시아’, ‘지원’, ‘민주당’ 등으로 나타났다(그림2).
2024년 경제와 안보 모두 대외 변수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왔다. 경제는 ‘미국’, ‘중국’과 관계 그리고 이 상황 속에서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판도가 중요할 것으로 나타났고 안보는 ‘미국’, ‘중국’, ‘북한’,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이 모두 망라되고 있어 요동칠 국제 정세를 예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면 2024년 갑진년에 한국 정치를 뒤바꾸어 놓을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총선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출마’, ‘많다’, ‘문제’, ‘수사’, ‘크다’, ‘만들다’, ‘좋다’, ‘가능성’, ‘비판’, ‘의혹’, ‘돈’, ‘주장’, ‘통합’, ‘혁신’ 등으로 나왔다. (그림3) 이번 총선에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도층을 흡수하는데 있어 통합과 혁신이 가장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의 고정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수준을 넘어서 중도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선거 공약을 내놓을 수 있는지가 1차 승부처다. 그 외에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쓴 소리를 하는 비명 세력을 어떻게 포용할지가 과제이고 국민의힘은 신당을 만들어 떨어져 나가는 이준석 전 대표 지지층을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이 전 대표를 끌어안을 정도의 통합적 포용력을 발휘할지가 과제다. 2024년 바야흐로 용의 해가 열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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