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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 신년사의 키워드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행동하는 정부’로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민생(9회), 경제(19회), 산업(9회), 회복(6회), 일자리(5회) 등 경제 관련 키워드를 반복했다.
지난해 신년사에 경제(10회), 산업(6회), 일자리(1회)만 담겼고 민생과 회복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것과 확연한 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도 “국민만 바라보며 민생경제에 매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신년사 분량도 지난해 2549자에서 올해 5420자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윤 대통령은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가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를 늦추면서 민생의 어려움이 컸다”며 “국민 여러분, 얼마나 힘드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민생 현장에서 국민 여러분을 뵙고 고충을 직접 보고 들을 때마다,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민생을 보살피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늘 부족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신년사에 대해 ‘이념중시’에서 ‘민생경제’로 달라진 국정기조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이념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것과 사뭇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후 ‘민생우선’으로 국정기조를 전환하고, 현장 방문을 이어왔다. 스스로는 물론 대통령실 참모, 국무위원들에게도 민생 현장을 샅샅이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도 두루 담겼다. 윤 대통령은 “경제 회복의 온기가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금융 부담 낮추기, 부동산 PF와 가계부채 철저 관리, 도시 내 주택 공급 증대, 킬러규제 혁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이자, 부동산, 창업을 막는 규제처럼 민생경제의 발목을 잡는 문제들을 정책으로 혁파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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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외교활동도 민생과 연결지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외교, 세일즈 외교는 바로 우리 국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자리 외교'”라며 “취임 후 96개국 정상들과 151차례 회담을 갖고 운동장을 넓혀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를 경제적 성과와 경기회복의 온기가 국민 여러분의 삶에 구석구석 전해지는 민생 회복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했다. 야권에서 지적해 온 ‘민생경제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외교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에 반박하고, 그동안 성과와 민생을 연결지은 것이다.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이권 카르텔, 정부 보조금 부정 사용, 특정 산업의 독과점 폐해 등 부정과 불법 혁파 의지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강도를 더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단언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더욱 강력히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우리 군을 인공지능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과학기술 강군으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새해에 무엇보다 민생 현장 속으로 들어가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민생정책을 추진하겠다”며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우리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언젠가 누군가 해야 한다면, 바로 지금 제가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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