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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MBC 연예대상’ 기안84의 순수한 성공이 기쁜 까닭 [이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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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2023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많은이들의 예측대로 기안84였다.

지난 29일 방송된 ‘2023 MBC 연예대상’에선 코미디언 유재석, 방송인 전현무, 만화가 기안84는 ‘올해의 예능인상’을 받았다. 모두 시상식 전부터 유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지던 상황, 대상후보들을 제치고 대상을 당당히 차지한 건 기안84였다.

그는 대상으로 언급되자 눈물을 훔치며 무대로 올라왔다. 평소 모습대로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전 요즘에도 ‘무한도전’을 돌려본다”라고 차분히 의견을 밝힌 그는 수상수감으로 자신의 돌아가신 부친을 언급했다. 기안84는 “어렸을 때부터 MBC를 보면서 웃었다. 집안 분위기와 대비되었다. 재밌는 모습을 아빠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효도 한 번 못 하고 생활비만 받았다. 아버지 생각이 좀 난다. 잘된 것을 한 번이라도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것을 못 해 드린 게 너무 아쉽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기안84는 “어린이들 사인해 줄 때 ‘꿈이 뭐냐’ 묻고 써준다. 그런데 어머니 지인 아들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을 들었다. 30분 정도를 고민하다가, 네잎클로버를 그렸다.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지 않냐. 여러분들도 행운이 있는 2024년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세잎클로버는 상처가 나면 그 공간에서 잎이 나와 네잎클로버가 된다. 2023년에 있던 힘든 일들이 여러분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는 2024년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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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의 캐릭터는 호불호가 갈릴 위험이 있는 캐릭터다. 인도에 가서 갠지스강의 물을 마시고, 날 생선을 회라고 말하며 먹기도 한다. 그러나 기안84는 그런 꾸밈없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줬다. 그는 웹툰 작가 출신으로 웹툰 작가로 데뷔하기 이전, 한 커뮤니티에 마지막 도전이 실패하면 다른 직종으로 이직을 고려한다고 남겼던 바 있다. 그렇게 시작한 웹툰 작가의 커리어도 순탄치는 않았지만 해당 사이트 요일 웹툰 1위까지 달성하며 성공했다.

2023년 기안84는 갈등과 혐오, 타인에 대한 비난 없이 순수 재미로 자극 없이 웃음을 줬다는 점에서 호평받아 왔다. 비록 위생 논란과 이따금씩 튀어나오는 비방용 단어들이 누군가를 놀라게 했더라도, 이조차 점점 기안84의 아이덴티티로 구축되어 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그는 한해의 성과를 인정받고 축하받는 자리에서도 자신의 아쉬웠던 과거를 되짚고, 타인의 행복을 빌어줬다. 기안84는 그만큼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남을 속이고 힐난하며 경쟁하기 바쁜 사회에서 우리가 그의 성공에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꾸밈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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