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2023 SBS 연예대상’이 작정한 ‘집안 잔치’를 벌였다.
30일 방송된 ‘2023 SBS 연예대상’에서는 엄격한 권위보다는 출연진의 행복을 챙긴 수상 결과가 속출했다.
이날 ‘SBS 연예대상’은 ‘미식랭스타상’, ‘골든솔로상’, ‘라이징스타상’ 등 각종 나눠주기 상을 대거 신설했다.
‘미식랭스타상’의 경우 ‘먹방’으로 시청자들에게 늘 만족을 선사하는 박나래가, ‘골든솔로상’은 ‘돌싱 솔로’로 이슈 기계가 된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하 돌싱포맨)’ 팀이, ‘라이징스타상’은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김건우와 ‘강심장VS’ 엄지윤, ‘손대면 핫플-동네멋집(이하 동네멋집)’ 손동표가 수상했다.
‘미식랭스타상’의 경우 ‘먹방’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맛깔나게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덩치 서바이벌-먹찌빠(먹찌빠)’ 하나뿐이기에 ‘먹찌빠’ 멤버의 수상이 시상자 등장부터 일찌감치 예상됐다.
‘골든솔로’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상 이름부터 ‘돌싱포맨’ 멤버들에게 안겨주겠다는 목적이 뚜렷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의 효자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을 위해서는 무려 세 개 부문이 신설됐다. ‘SBS 연예대상’은 최고의 골 장면에 푸스카스상을, 최고의 골막기 장면에는 야신상을, 100경기 이상 뛴 멤버들 8인 조혜련, 이현이, 정혜인, 김민경, 오나미, 송해나, 안혜경, 사오리에게는 센추리 클럽상이 수상됐다.
SBS 입장에서 ‘골때녀’의 공로를 외면하기엔 어렵다. ‘골때녀’는 2021년 6월 첫 방송돼 3년 가까이 SBS 예능 본부를 이끌고 있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전역에 ‘여성 축구’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현재까지도 새 멤버를 꾸준하게 수혈하며 여성들의 투지와 열정을 보여주는 중이다.
지난해 수상자 맞춤형으로 수상됐던 ‘올해의 티키타카상’, ‘베스트 캐릭터상’은 사라졌다. 대신 ‘숏클립 최다뷰상’, ‘핫이슈상’ 등이 신설돼 골고루 스타들 챙겨주기에 성공했다.
반면 올해 ‘SBS 연예대상’은 기발한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 ‘강심장리그’ 패널이었던 영탁이 MBC 아나운서 출신 오상진과 KBS 아나운서 출신 조우종과 함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부르는 장면은 백미였다. 슬릭백 중학생, ‘나는 솔로’ 10기 정숙 등 화제의 비연예인을 불러 시상자로 내세운 것 역시 주목할만했다.
사실상 SBS 종무식에 가까운 수상 잔치가 날 정도로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이 무대에 오를 만큼 고생한 것은 사실이고, 연말을 맞아 이들의 노고와 공이 치하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다만 온갖 상을 만든 ‘집안 잔치’를 시청자들에게 꽉 채운 5시간 동안 지켜봐달라고 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SBS 연예대상’의 취지가 단 한 명의 섭섭한 스타들도 없이 고루고루 챙겨주기를 위해서라면 올해 시상식은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장동민은 ‘돌싱포맨’에 출연해 신스틸러상을 수상한 탁재훈에 대해 “삐칠까봐 주는 상”이라며 “SBS는 그게 너무 추잡스럽다. 아무 상이나 막 만들어서 다 주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김준호 역시 “억지로 만든 상”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22개 부문이었던 ‘SBS 연예대상’의 시상 부문은 25개로 늘었다. 늘어난 상만큼 출연진의 섭섭함은 막았겠지만, 시청자들의 지루함은 막지 못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축제의 장도 물론 좋지만, 하루 앞선 ‘SBS 연기대상’이 지나친 상 나눠먹기로 빈축을 샀던 만큼 ‘SBS 연예대상’의 고민도 함께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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