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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시계 조심 좀 하지”…수리비 받아간 PC방 옆자리 손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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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옆자리 사람에게 자신의 시계를 떨어트렸다며 수리비를 받아 간 남성이 알고 보니 일부러 시계가 떨어지도록 만들어 놓고 돈을 뜯어내는 상습범으로 밝혀졌다.

30일 SBS는 지난달 19일 오전 4시쯤 경기 화성시의 한 PC방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자리가 대부분 비어 있는 새벽 시간의 PC방에 한 손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새 30대 남성 A씨가 옆자리에 앉는 모습이 포착됐다. A씨는 자신의 손목에서 시계를 풀더니 자리를 비운 손님의 옷 위에 놓아둔 뒤 자리를 떴다.

잠시 후 돌아온 손님은 자신의 옷을 정리하다 뭔가 떨어진 것을 알아차리고 몸을 숙여서 물건을 주웠다. 그때 마침 다시 나타난 A씨는 이 손님에게 “내 시계를 떨어뜨렸으니 수리비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시계 값이 2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말에 놀란 손님은 A씨에게 100만원을 건넸다.

이후 수상함을 느낀 손님은 CCTV를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C방 직원은 “시계를 숨기고 (한 것을) 피해자들은 모르지 않나. (옷을) 치워주는 과정에서 시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A씨의 시계 수리비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A씨의 옆에 앉았던 손님들을 확인해 보니 그는 이 PC방에서만 모두 5명에게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가운데 한 피해자는 A씨에게 500만원을 송금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제 옷을 치웠는데 시계를 떨어뜨린 척을 하면서 ‘조심 좀 하시지’ 이런 말을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는 “1억8000(만 원) 주고 샀다고 하면서 보증서까지 보여줬다. 너무 당황스러우니까 일단 있는 돈으로 드렸다”고 증언했다.

PC방 사장이 경찰에 신고했더니 A씨는 이미 다른 PC방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여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사기와 공갈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조사에 불응한 채 지난 28일 PC방에 다시 나타나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려 했다. 이에 경찰은 A씨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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