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강행 처리한 ‘쌍특검법'(대장동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하자 민주당이 강하게 비판하며 “권한쟁의심판 검토”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자마자 대통령실이 법안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며 “우리 국민 70%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법을 성역 없이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국민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역대 대통령들 중 본인이나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특검이나 검찰 수사를 거부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시중에서 대통령이 ‘역사는 포기하고 여사만 지킨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겠냐”고 일갈했다. 이어 “이렇게 가족 문제와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 권한쟁의심판 여부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단독 처리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재석 180석 중 찬성표 180표로, 대장동 특검은 재석 181석 중 찬성 181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올해 4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지 8개월 만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에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4월 양곡관리법을 시작으로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 3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다만 법안 통과 직후 숙고 기간 없이 선제적으로 거부권 행사 뜻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국회에선 재표결 시점을 두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공천 탈락 가능성이 있는 국민의힘 내 ‘비윤(비윤석열)’ 현역 의원들의 이탈표를 기대하며 국민의힘 총선 후보 공천이 끝난 후인 2월 이후로 잡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서기 전 김 여사에 대한 야당의 공세를 꺾고 공천 전 당 내 표 집결을 위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조속히 재표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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