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식품을 포함한 관련 산업의 수출액이 110억 달러를 넘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라면과 과자류 등의 수출이 늘어난 가운데 스마트팜(지능형농장)을 중심으로 한 전후방산업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농산물 수출 물류비 지원 폐지로 인해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도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 수출에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케이-푸드 플러스(K-Food+) 수출액은 12월 2주차까지 116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농식품 수출은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88억1000만 달러, 전후방산업은 1.7% 증가한 27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 둔화 등으로 올해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농식품 관련 산업 수출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올초 ‘K-Food+ 수출 확대 추진본부’를 발족해 시장개척, 판촉·물류 지원, 수출기업 밀착관리 등을 통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농식품 수출은 라면과 과자류 등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라면 수출액은 올해 11월까지 8억7599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전체 수출액인 7억6541만 달러를 이미 웃돌고 있다.
한국 라면 수출이 증가한 것은 한류 문화가 확산하면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BTS와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이 SNS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과자 수출액은 같은 기간 6억84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김치 수출액도 11월까지 1억4238만 달러로 나타나 지난해 수출 금액인 1억4082만달러를 넘어섰다.
전후방산업의 수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수출이 많은 농기계류는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수출 증가 여파로 소폭 감소했지만 스마트팜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스마트팜 수출은 지난달 기준 2억8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8% 증가했다.
농식품 관련 산업 수출이 증가했지만 내년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수출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원되던 수출 물류비 지원이 내년부터 폐지되기 때문이다. 올해 농식품부는 511억원을 투입해 농식품 수출 물류비를 지원해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수출 물류비 지원이 폐지된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회원국들의 공정한 수출 경쟁을 위해 2024년부터 각국을 대상으로 모든 종류의 농식품 수출 관련 직접 지원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출 물류비 지원은 딸기, 포도, 사과 등 신선 농산물의 동남아 수출에 일조해왔다. 신선 농산물은 선박으로 수송할 경우 신선도가 떨어지는 단점으로 인해 항공 수출을 주로 활용해 왔다. 농촌진흥청은 수출 물류비 지원이 폐지될 경우 농식품 수출액이 3.6%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신선농산물 품질관리부터 물류·홍보까지 통합해 관리하는 수출전문조직 육성 예산을 크게 확대하는 한편 농식품 수출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자유롭게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는 농식품 글로벌 성장패키지(수출 바우처)도 대폭 확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출 품목 강화와 신선 농산물 물류체계 개편, 수출 바우처 등 대체사업을 위한 예산을 올해보다 확대한 585억원을 확보한 상황이다”면서 “관련 예산을 이미 많이 확보해 놓은 상황인 만큼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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