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12월 3.2%…상승 폭 둔화 속 5개월째 3%대
석유류 내렸지만 전기·가스·수도 20% 급등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귤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올해 소비자물가가 3%대 중반 오름세를 보이며 고물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3.2% 상승하면서 5개월째 연속 3%대에 머물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 지수는 111.59(2020년=100)로 전년 대비 3.6% 올랐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지난해(5.1%)보다는 둔화했으나 2021년(2.5%)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3.3% 전망보다는 높았다. 다만 한국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 등의 수정 전망에는 부합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전기료와 도시가스 등의 가격 인상으로 20.0% 뛰어 지난 2010년 전기·가스·수도가 하나의 분류로 묶인 이후 1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농산물(6.0%)과 수산물(5.4%)을 중심으로 3.1% 올랐다.
올 하반기부터 농산물 가격은 폭염과 이상저온 등의 영향으로 계속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10월과 11월(14.7%), 12월(15.7%)에는 석 달 연속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올해 특히 사과(24.2%), 귤(19.1%), 딸기(11.1%), 파(18.1%) 등의 작년 대비 상승 폭이 컸다. 수산물인 오징어(12.5%), 고등어(9.7%)도 오름세를 견인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을 전년 대비 끌어내린 건 국제유가의 하락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올해 공업제품이 2.6%로 지난해 6.9%에 비해 상승률이 많이 낮아졌다”며 “석유류가 지난해 상승률 22.2%에서 올해 11.1% 하락했기 때문에 상승률 하락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보다 4.0%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4% 올랐다.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생선,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 지수는 신선과실(9.7%) 등이 크게 올라 작년보다 6.8% 뛰었다.
12월 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후 올해 1월까지 7개월 연속 5%대를 유지했다. 1월부터 서서히 낮아지면서 지난 7월(2.4%)에는 상승 폭이 크게 줄어 2%대를 보였다.
그러다 다시 3%대로 올라 8월(3.4%), 9월(3.7%), 10월(3.8%), 11월(3.3%), 12월(3.2%)까지 3%대를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12월 소비자물가는 서비스 2.8%, 공업제품 2.1%, 농·축·수산물 등이 올라 전체 3.2% 상승했다”며 “기상여건으로 사과·배·감은 생산량 많이 감소했고 귤은 생산량 증가했지만 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늘었다”고 밝혔다.
2023년 12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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