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부터 확 바뀌는 대학입시…”수학 실수 용납 안 돼”
“대학들, 변별력 위해 면접·논술 강화…내신 관리도 더 철저히 해야”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교육부는 현 중2 학생부터 적용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공통과목으로 응시하는 ‘2028 대입 개편안’을 27일 발표했다.
현재 중3 학생들과 비교해보면 중2 학생들은 수능에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모두 치러야 하며, 수학은 문과 수준의 범위로 시험을 본다는 점이 큰 차이다.
내신도 기존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 체제로 바뀜에 따라, 상위 4%만 받을 수 있던 1등급이 2025학년도부터 10%로 늘어나는 등 등급별 범위가 커진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에서 통합과학과 수학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으며, 대학들의 변별력 강화 움직임으로 인해 정시 지원자도 내신 관리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 문·이과 공동의 승부…”과학탐구·수학 더 신경써야”
입시 전문가들은 달라지는 입시에 대비해 수능에서 특히 과학탐구와 수학에 신경을 써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와 이과가 같은 시험지로 시험을 보는 경우는 처음이며, 이제 문·이과 구분 없이 맞붙게 된다”며 “기존에 사회탐구보다 어렵다고 평가받았던 과학탐구, 그리고 문·이과 학생을 거르지 않고 모두가 시험을 보는 수학 과목 대비에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문과 학생은 사회탐구를 선택해 비교적 어려웠던 과학탐구 과목 응시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문·이과를 가리지 않고 사탐과 과탐 모두 응시해야 한다.
이에 문과 학생도 이과 학생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과학탐구 공부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수학의 경우 문과생과 이과생이 한 번에 시험을 치르게 된다. 문과생은 수학을 상대적으로 잘하는 이과생이 모집단으로 들어온 만큼, 고난도 문제를 푸는 연습을 더 해야 한다고 임 대표는 덧붙였다.
임 대표는 “이과생의 경우 심화수학이 없어져 난도가 낮아졌을 수 있지만, 그만큼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통 과목이 늘어난 만큼 수능 자체를 지금보다 꼼꼼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이 사회탐구, 과학탐구를 모두 다 해야 하는 만큼 수능 준비가 지금보다 더 꼼꼼해져야 한다”며 “정시를 선택했다면 1∼2학년 과목 위주로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연구평가소장은 “교육 당국이 수학의 수능 난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융합형으로 낼 경우에도 탐구 영역의 학습 부담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 “내신 철저히 대비해야”…최상위권은 ‘심화수학’ 수강해야
선택과목이 줄어들고 이과생에게는 심화수학 부담이 줄었지만, 결국 비슷한 학습량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소장은 “학습량이 줄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학습 부담은 (이전 대입 제도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소장은 “심화 수학범위인 미적분Ⅱ와 기하를 대학들이 대입에 반영하려고 할 텐데, 그럴 경우 내신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수능은 한 번에 시험을 보는데, 이건 계속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과대학도 내신에서 미적분Ⅱ나 생명과학을 이수하지 않으면 지원하지 못하게 ‘허들’을 줄 수도 있다”며 여전히 이과 최상위권이라면 ‘이과 수학’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 최상위권 변별을 위해 심화수학 과정의 ‘이과 수학’을 내신 점수나 면접 등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대학에서는 어떻게든 최상위권 변별을 해야 한다”며 “심화수학은 그동안 최상위권 이과 학생을 변별하는 하나의 장치라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시에서도 (내신) 교과를 볼 수 있고, 논술을 도입할 수도 있다”며 “서울대에서 하는 구술 면접을 확대할 수 있으며, 거기서 (과에 따라) 심화수학 과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임 대표도 “대학들이 최상위권 대상으로 수시 논술이나 면접을 보거나, 정시에서 심화수학 관련 교과목의 내신 평가를 가미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기에 내신 과목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관계자는 “이제 수능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고, 어떤 수업을 들었는지 학생부도 함께 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수학이 중요한 학과들은 이 학생이 고등학교 3년 동안 어떤 과목을 수강하고, 그 성적이 어땠는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내신 등급이 9등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는 것도 학생들에게는 ‘완화’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이 소장은 “내신은 1등급과 2등급의 갭이 커져 1등급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특목고와 자사고도 입시에서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10% 안에 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학생들에게 최소 2등급은 확보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존재할 것”이라며 “또 학생부 교과 위주 전형 방식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부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sf@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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