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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류희림 위원장, 공영방송 고위 간부까지 지내놓고 이렇게 뻔뻔해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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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에 뉴스타파 인용 보도 관련 심의 요청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을 두고 이해충돌 진상을 밝히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27일 아침신문에선 이번 사안을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로 규정한 류 위원장의 적반하장식 태도와 이와 맞닿은 정부·여당의 비판 언론 탄압 기조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9월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20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9월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열린 20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류희림 위원장이 사적 이해관계자를 동원해 방통심의위에 뉴스타파 녹취록 관련 민원을 넣었다는 신고서가 제출됐다. 국민권익위원회 부패공익신고서에 따르면 뉴스타파 녹취록 인용보도 관련 민원 접수엔 류 위원장 가족부터 전 직장 동료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총동원됐다. 

본인에 대한 민원 신청 사주 의혹에도 류 위원장은 인용보도 금지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류 위원장의 태도를 두고선 ‘적반하장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공영방송 고위 간부까지 지낸 언론인 출신이 이렇게 뻔뻔해도 되는가”라며 “공익신고 내용이 사실이라면 공정성이 생명인 방심위의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는 국기문란 행위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법적 대응을 예고한 류 위원장의 태도엔 정부·여당의 비판 언론 탄압 기조가 그대로 반영됐다. 한겨레는 “지난 9월 대통령실의 ‘가짜뉴스 몰이’를 신호탄으로 방심위와 검찰의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 실체도 불분명한 ‘대선개입 여론조작’을 수사하겠다고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검찰은 26일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며 “검찰이 지금까지 수사한 기자와 언론사는 한결같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뿐이었다. 언론을 겁박한다고 정권의 치부가 가려지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관련 사설을 내고 “류 위원장은 지난 9월 취임하자마자 가짜뉴스 전담 심의센터를 열고 비판언론 옥죄기에 앞장섰다. 사회적 합의와 법적 근거가 부족해 직원들이 반대하는데도 가짜뉴스 심의를 밀어붙였다”며 “정부 입맛에 맞춰 뉴스타파 인용 보도를 중징계한 것이 사실상 그동안 다룬 안건의 전부인데 그마저도 민원 사주 의혹을 일으켰다. 정부는 엄정 조사해 진상부터 소상히 밝히고, 방심위원장이 권력을 남용·사유화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동훈 취임사 “‘나은 정치’ 말하며 ‘반민주당’ 구호만…사실상 선전포고문” 평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취임사에서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비판을 취임 일성으로 내놓은 한 위원장을 두고 경향신문은 1면에서 “말로는 ‘나은 정치’를 강조했지만 결국 민주당을 때려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기존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야당인 민주당을 대화와 타협의 상대로 여기는 대신 나라를 망치는 세력으로 규정하며 이념 갈라치기에 나선 셈”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한 위원장의 취임사를 두고는 ‘민주당에 대한 전쟁선포 격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향신문은 “취임사에서 ‘운동권 특권세력(정치)’은 7번, ‘이재명’은 5번, ‘개딸전체주의’와 ‘중대범죄’는 각각 2번 등장했다”며 “동료시민의 삶을 강조했지만 실제는 야당과 싸움판을 키우고 야당의 약점을 공격해 반사이익을 얻는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한 위원장은 연설 내내 민주당을 겨냥해 ‘폭주’, ‘군림’, ‘숙주’, ‘특권 정치’, ‘전체주의’ 등의 표현으로 기존 여의도 화법보다 훨씬 더 짙은 적대감을 드러냈다”며 “집권 여당이 총선을 4개월가량 앞두고 비대위까지 꾸리게 된 과정의 반성 없이, 야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사실상 ‘선전포고’를 내놨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이 가운데 조선일보는 한 위원장이 ‘국민’이라는 표현 대신 ‘동료 시민’이라는 표현을 10차례 썼다며 “한 위원장이 ‘여의도 사투리가 아니라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했는데, 정치인으로 데뷔한 이날 기성 정치권과는 다른 연설을 한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X세대인 한 위원장이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기사를 연설문에 차용했다며 “정치권에선 한 위원장이 X세대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민주당 주축인 86세대와 대비되는 인상을 줬다는 평가도 나왔다”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한 위원장이 연설문을 취임 직전까지 다듬어 A4 모서리가 너덜거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앙일보는 기사 <12분 연설에 ‘국민’ 22번…취임 직전까지 다듬어 A4 모서리 ‘너덜’>에서 “12분간의 취임사는 200자 원고지 20장 분량으로 한 위원장이 자신이 직접 쓰고 고쳤다고 한다”며 “연설 직전까지 다듬은 탓에 한 위원장이 품에서 꺼낸 A4 연설문 용지는 모서리가 너덜거렸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한편 한 위원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다수 신문은 총선 결과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차기 대선에 직행하겠다는 의미라는 시각을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1면에서 “한 위원장이 정치 목표를 차기 대선으로 잡고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수용 불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을 두고는 보수, 진보 언론을 가리지 않고 비판이 나왔다. 관련해 박용현 한겨레 논설위원은 아침햇발 칼럼 <‘김건희 특검법’ 궤변으로 정치 시작한 한동훈>에서 “한 위원장은 아예 발 벗고 ‘김건희 방탄’의 선두에 서고 있다”라며 “법과 원칙을 그때그때 편리한 대로 내밀고 불리하면 모른 척하는 ‘법꾸라지’ 행태는 법무부 장관 때 보여준 것으로 족하다. 국민을 바라봐야 할 정치인이 된 마당에, 압도적 다수 여론에 눈감은 채 가벼운 입으로 법과 원칙을 농단하며 ‘동료 시민들’을 속이려 해선 안 된다”고 했다. 

▲ 한겨레 칼럼 갈무리.
▲ 한겨레 칼럼 갈무리.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더욱이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확산되고 있다”며 “대통령 가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 부속실 설치 같은 견제장치 마련도 없이 무작정 특검 반대만 외쳐서는 등 돌린 민심을 얻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대통령 부인 문제에 대한 대책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특검 거부권만 행사한다고 한다”며 “한동훈 비대위의 성패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 검사 시절과 같은 부하 관계인지, 아니면 해야 할 말은 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인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이날 취임식에서 국민의힘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미리 질문 주제를 묻고 질문자와 순서를 정한 것도 논란이 됐다. 경향신문은 “한 비대위원장의 취임식은 이전 당대표,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언론 대응이 검사 출신 황교안 전 대표 때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한동훈 비대위’는 오는 29일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공식 출범한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한 위원장은 대통령 국정에 균형추 기능을 해야 한다. 친윤 주류가 앞장서 만든 김기현 체제는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며 당정 일체를 앞세우다가 9개월 만에 중도 하차했다”며 “대통령과는 검사 시절부터 오랜 상하 관계다. 낡은 보수 정치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라는 요구도 받고 있다. (한 위원장의) ‘함께 가면 길이 된다’는 말이 용산의 뜻을 따르는 것인지,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행동하는 것인지는 곧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이승만 미화 논란 국방부 교재…“‘이승만 국부 만들기’로 이념전쟁” 비판

국방부가 지난 26일 공개한 전면 개정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를 두고 역사 왜곡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일보는 교재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실린 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미화하며 이념과 정쟁의 틀에 갇혀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 기사 갈무리.
▲ 한국일보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도 해당 교재가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과도한 ‘편향·왜곡’ 기술이 보이고, ‘반공·반북한이면 독재도 무방하다’는 위험한 인식도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기사 <국방부 새 정신교육 교재 ‘편향 논란’ 군사독재 축소…일본 역사 문제 삭제>에서 “국방부가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에 반공주의적 관점을 교재에 투영하면서 정작 해당 인물의 과오나 국민이 겪은 부작용은 외면했다”고 짚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교재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유일하게 언급된다. 앞서 국가보훈부가 내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해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교재는 그의 반공주의 행보를 강조했고, 광복 후 공산주의 세력이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지만 “이승만을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의 노력”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확립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독재와 사사오입 개헌, 3·15 부정선거, 4·19혁명으로 인한 하야 등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군사독재, 경제적 양극화 등 부작용은 “북한이 일으킨 6·25전쟁과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로 반공 의식이 강화되었고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는 표현으로 축약됐다.

일본과의 관계를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협력 관계’만이 강조될 뿐 양국 간 역사·영토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경향신문은 “교재는 ‘국가안보에 있어 외부의 적 못지않게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내부의 위협 세력’이라고 적었다”며 “윤 대통령의 ‘공산전체주의 세력을 맹종하는 반국가세력’ 언급과 동일한 맥락이다. 자칫 실체도 밝히지 않으면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 등을 친북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도 관련 사설을 내고 “‘홍범도 지우기’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윤석열 정부가 이번에는 ‘이승만 국부 만들기’로 또다시 이념전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라며 “특히 뚜렷한 국민 공감대 수렴도 없이 진행된 이번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은 이승만 국부 만들기에 주력해온 뉴라이트의 역사관에 따라, 지지세력을 모으고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역사적 평가를 뒤집는 이승만 과오 지우기를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공 위주로 편중해 기술하고 군사독재는 ‘일부 과오’로 축소 서술했다. 민주화 이전 정훈교육을 떠올리게 할 만큼 경직돼 있는 부분도 상당수”라며 “홍범도 장군 흉상철거 논란 등 역사에 대한 이념적 접근이 민심이반의 원인이 된 것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강군으로 거듭나야 할 군이 편향된 사상교육에 나선다면 대한민국 장병들의 판단력을 우습게 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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