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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뉴 SK ②] AI가 그룹 미래…최태원, 경쟁력 강화에 ‘온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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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를 바라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시선이 심상찮다. ‘5년내 많은 변화를 가져 올 축’이자 그룹 전반의 역량을 끌어 올릴 핵심 경쟁력으로 지목하면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통신사의 강점을 앞세워 방대한 DB를 바탕으로 한 AI 서비스로 그 경쟁력을 시장에서 입증 중이다. 산업용 솔루션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SK 가우스랩스’라는 AI R&D 전문기업이 키를 잡고 간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정 효율화와 SK이노베이션 등 여타 제조기업의 생산성까지 챙겨 줄 무기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 생성형 AI 시대를 만들어 가는 기반도 SK가 만든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 HBM은 시장의 과반을 넘어서고 있다. AI용 반도체 NPU를 만드는 계열사 ‘사피온’까지 그룹의 경쟁력이 온통 AI로 집결 중이다.

◇ SK하이닉스, AI 차세대 메모리 투자 지속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꾸준히 AI 및 ICT에 대해 강조해 왔지만 최근 2년간 그 중요성은 더 도드라지고 있다.

연말 인사의 조직 개편에서도 이 점은 확실히 드러났다. 그룹 ICT 계열사들은 AI 조직을 일제히 강화하고 나섰다. SK하이닉스는 미래 AI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한다는 목표로 ‘AI 인프라’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으며,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차세대 HBM 등 AI 시대 진화로 파생되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개척할 ‘AI&넥스트’ 조직도 만든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AI향 등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투자는 지속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19조6500억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올해는 6조~7조원 수준으로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에는 10조원 수준으로 설비투자금을 편성했다.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의 중요 부분을 AI 메모리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HBM·프로세싱인메모리(PIM)·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에 집중하고 있다. HBM은 SK하이닉스의 선제적인 투자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분야다. HBM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 용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핵심 칩이다. 이 회사는 AI 가속기를 생산하는 미국 엔비디아와 AMD에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공급 중이다. 내년 양산하는 5세대 제품 HBM3E도 납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내년에는 HBM3E의 양산·판매가 계획돼 있어 자사의 시장 지배력이 다시 한번 극대화할 것”이라며 “후속 제품인 HBM4 개발도 본격화할 예정이기에 내년은 SK하이닉스의 HBM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HBM 제품도 현재 AI 서버에 국한된 것을 뛰어넘어 AI와 관련된 모든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이 시점에 자사의 HBM 제품은 AI 산업을 이끄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에는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한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PIM을 개발했다. PIM은 GPU와 CPU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불러와 연산하는 폰노이만 구조와 달리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PIM은 메모리 반도체 내부 저장 공간에서 연산 속도를 높이며, 병목 현상과 데이터 이동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 전력 소모량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DDR5 D램 기반 첫 96GB CXL 메모리 솔루션 샘플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후 그해 10월 업계 최초로 CXL 기반 연산 기능을 통합한 메모리 솔루션 CMS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10월에는 CMS 2.0을 포함한 CXL 솔루션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 최태원 가는 곳에 빠지지 않는 AI·ICT 논의

최 회장은 올해의 시작과 끝을 AI·ICT에 방점을 찍었다. 올 초 세계 3대 ICT 박람회인 ‘MWC23’에 처음으로 참가해 한국 AI의 저변을 넓히는 ‘AI 조력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만큼 그룹에서 ICT 및 AI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세계 유력 기업 CEO들과 회동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힘을 보탰다.

이어 이달에는 독일에서 도이치텔레콤 회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도이치텔레콤은 SK텔레콤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또한 최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새너제이 소재 SK하이닉스 미주법인과 가우스랩스, 루나에너지 등 계열사 및 투자자 3곳을 찾았는데, 이 중 가우스랩스는 SK가 지난 2020년 설립한 첫 AI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최 회장은 국가 간 협력에도 부지런히 움직였다. 지난 10월에는 서울에 방문한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 및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회동한 후 ICT와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이에 SK스퀘어는 에스토니아 기업청과 ICT 투자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에 최 회장은 자메이카, 그레나다, 벨리즈 등 카리콤 각국 정부 대표단과 농업·ICT·관광 등의 산업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그룹의 가장 중요한 행사에서도 시간을 할애해 AI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지난 8월 ‘이천포럼’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Gen. AI)과 관련해 스택포드 대학의 페이 페이 리 교수와 미국 생성형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주제 발표를 하고 전문가 토론을 진행했다.

최 회장이 ICT 및 AI에 가속을 올린 대표적인 사례는 무보수로 SK텔레콤 회장직을 맡은 것이다. SK그룹 전반에서 딥 체인지가 가속화 하려면 SK텔레콤의 AI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깔린 것이다. 이후 최 회장은 AI 구성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열고 “AI는 SK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이 내수에 한정된 기업에서 AI를 통해 저변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AI 및 ICT는 사업적 성과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로도 나타났다. SK그룹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10만5000여건의 범죄번호로의 발신을 차단함으로써 767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또 초소형 지진감지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130억원, 독거 어르신 AI 돌봄 서비스로 98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등 AI·ICT 기술 기반의 사회안전망 성과가 크게 성장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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