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26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는 사망자 박 모(32) 씨의 빈소가 차려졌다.
그는 4층 주민이었는데, 3층에서 난 불이 번지자 아이들을 안고 뛰어내렸다.
박 씨는아파트 경비원들이 주민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가져다 놓은 재활용 포대 위로 2세 딸을 던진 뒤 7개월짜리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
이후 보도에 따르면 고인의 직업은 약사였다.
박 씨와 같은 대학교 동문이라고 밝힌 약사 A씨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박씨가) 대학 시절 학과 대표와 학생회장까지 맡을 정도로 리더십 있고 자상하던 선배였다”며 “평소 후배들이 무척 아끼고 따랐다”고 했다
이어 “동문들 모두 박씨의 부고를 접하고 믿을 수가 없어 슬픔과 충격에 잠겼다”고 전했다.
박 씨 가족과 지인이라고 소개한 B(50) 씨는 “박 씨가 사는 집에서 화재가 났다고 해 박 씨의 아내와 통화를 했다”면서 “박 씨 아내의 첫마디가 ‘남편이 죽었대요’였다”고 말하며 눈물을 삼켰다. 또 “(이들 가족이) 5월쯤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2살된 박 씨의 딸이 이 집이 너무 좋다고 해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너무 좋은 가족이었는데 이렇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가슴 아파했다.
박 씨 빈소엔 ‘사랑하는 가족, 짧은 생 멋지게 간다!’고 적힌 조화가 놓였다.
자식을 살리고 자신을 희생한 박 씨의 뜻을 기리는 문구다.
부모님, 남동생을 먼저 대피시킨 임 모(37) 씨의 빈소도 차렸다.
임 씨 아버지는 조선일보에 “평소에 맛있는 것도 자주 사오고 여행도 보내주던 착한 아들이었다”며 “월급 타면 월급날마다 같이 밥도 먹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도 사줬다”고 했다.
아버지는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가족들 다 살리고 혼자 죽으면 어떡하냐”며 가슴을 쳤다.
임 씨 고모는 “임 씨가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성탄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다 사고를 당했다”며 “그 착하고 착한 아이가 가족들만 살리고 혼자 간게 너무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번 화재로 숨진 박 씨와 임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각을 파악하기 위해 시신을 부검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인은 ‘추락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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