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탈당·김건희 특검·비대위원 선임 등 현안 산적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이 김기현 전 대표 사퇴 후 13일 만인 26일 ‘9회 말 대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한다.
50세 새내기 정치인인 한 지명자가 총선 106일 전 위기에 빠진 집권당을 이끌 비상 사령탑으로 공식 데뷔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열고 자동응답시스템(ARS) 표결을 통해 한동훈 지명자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확정한다.
전국위 표결에서 이변은 없을 전망이다. 이날 오후 표결 결과가 발표되면 한 지명자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식 취임식을 열고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현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한 지명자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되는 것은 정치권에서 전례 없는 ‘파격’으로 여겨진다.
당 안팎에선 한 지명자가 표류하는 당을 수습하고 총선을 지휘하기 위해선 데뷔 때처럼 기존 정치권 문법과는 다른 ‘파격적 쇄신’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통해 ‘수직적 당정관계’의 재정립,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지지층 복원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한 지명자는 비대위원장에 등판하는 자신을 ‘9회 말 2사 타석에 선 타자’에 비유한 바 있다.
그는 “9회 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이 들어오지 않았어도, 스트라이크인지 아웃인지 애매해도 후회 없이 휘둘러야 한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당을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지명자의 ‘후회 없는 스윙’이 맞아들어갈 경우 현재 불리한 선거 판도를 여당에 유리하게 뒤집고, 한 지명자 자신도 차기 대권 주자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성과 없는 ‘헛스윙’으로 끝날 경우엔 총선이 어려워지면서 당과 한 지명자 모두 상당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한 지명자는 취임 직후부터 까다로운 공을 연이어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7일에는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이 있고,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이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이 현실화할 경우, 국민의힘 청년층 지지자들도 함께 이탈해 선거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러한 ‘보수 분열’ 우려에 한 지명자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여사 특검의 경우 당과 대통령실은 특검 추천 시 여당 배제, 수사 상황 언론 중계 등 독소조항을 이유로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굳혔다.
그러나 ‘제 식구 감싸기’라는 야당의 공세와 비판적인 여론을 고려할 때 한 지명자가 이를 돌파할 묘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과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총선 전략 마련도 한 지명자 앞에 놓인 숙제다.
비대위원 인선 과정에서는 ’86′(19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운동권을 주축으로 민주당과 대비시켜 ‘789’(70·80·90년대생)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의견을 반영할지가 관심사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당내에서는 일단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우리 당과 정부의 위기를 넘어 ‘희망과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과 결기가 절박한 시점”이라고 썼다.
안 의원은 ‘수도권 승리와 중도층 확장성을 담보하는 비대위 구성’, ‘민생 최우선의 국정 기조 전환’, ‘건설적 당정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기존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기 위해 변화의 몸부림으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이제 두 번째, 세 번째 단추를 어떻게 끼워 나가는지, 어떤 변화와 개혁 의지를 한 위원장이 보여주는지를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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