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햄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전쟁으로 떠나가고 있다. 성탄절 아침인 25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들레햄의 예수탄생교회 인근 광장을 1면에 담았다. 경향신문은 여성이 죽은 아이를 흰 천에 싸서 들고 있는 조형물, 한겨레는 한 여성과 어린이가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장식 앞에서 촛불을 밝히는 장면을 전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23일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두 손 모아 촛불을 쥐고 노래하는 서울 은평소년소녀합창단의 공연 장면을 1면에 실었다.
한국일보 1면에는 지난 19일 경기 안산 단원구 이주나무센터에서 다양한 이주 배경의 아동 20여명이 합창 공연을 진행하는 모습이 실렸다.
중앙일보는 군사분계선(MDL)과 맞닿은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탐방로 철탑에 점등된 트리 조명 사진을, 조선일보는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크리스마스 트리 성단’ NGC 2264 사진(합성 이미지)을 각각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인조 트리가 환경에 더 나쁘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인조 트리와 실제 나무 트리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든 인조 트리는 제작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생분해되지 않으며 트리를 해외로 운송하기 위해 선박, 대형 화물트럭 등이 이동하는 동안에도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 높이 2m 기준 인조 트리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은 약 40kg, 비슷한 크기의 나무 트리(3.5kg)에 비해 10배 넘는 탄소를 배출한다. 생나무 트리를 폐기할 땐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배출된다고 한다.
결론은 인조 트리는 오랜 기간 재사용하고, 진짜 트리는 가능한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구입하라는 것(유로뉴스)이다. 경향신문은 “진짜 나무로 만들어진 트리가 인조 트리보다 환경적 측면에서 좀더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조 트리의 탄소 배출량이 진짜 트리보다 10배 정도 많다면, 인조 트리를 10년 이상 재사용할 경우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동훈이 풀어야 할 ‘킬러문항’은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오는 26일 당내 온라인 전국위원회를 거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한 장관 취임 직후 연이은 난제가 ‘한동훈호 비대위’ 운명을 조기에 가를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조선일보는 한 전 장관 앞에 놓인 ‘3대 킬러문항’으로 27일 ‘이준석 전 대표 탈당’ , 28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 29일 ‘비상대책위원 인선’ 등을 꼽았다. “세 과제 모두 ‘여권 통합’ ‘당정 관계 변화’ ‘세대 교체와 혁신’ 여부를 가늠할 중요 현안들”이라며 “정치권 안팎에서는 ‘취임 다음 날부터 사흘 연속 풀어야 하는 ‘킬러(초 고난도) 문항’ 이 한동훈 비대위의 성패를 조기에 좌우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한 전 장관이 26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비대위원장직에 임명되면 첫 번째 당내 현안으로 이 전 대표의 탈당 문제를 접하게 된다. 이 전 대표는 27일 탈당 뒤 신당 창당 계획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당내에선 친윤(친 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전 장관이 여당의 구심점이 되면서 이미 ‘이준석 신당’은 소멸 흐름이다. 괜히 끌어안았다가 분란의 불씨만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국민일보의 경우 “한 지명자의 첫 과제는 ‘한동훈 비대위’의 정체성과 목표를 가늠하게 할 비대위원 구성이다. 이 대목의 관건은 여권에 등돌린 ‘중도층·수도권·청년’ 표심을 가져올 만한 인선이 될 것인지의 여부”라며 “(당 내부에서) 성공 사례로 꼽히는 2011년 한나라당(국민의 힘 전신)의 ‘박근혜 비대위’를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고 했다.
한동훈호 비대위 부상과 동시에 이준석호 신당의 힘이 빠질 거란 국민의힘 내부 전망도 기사화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26~27일 결심을 밝힌 이후 동료 인사들의 순차 탈당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신문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동지로 여겨지는 ‘천아용인’은 분화했다.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잔류를 최종 택했다”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탈당 여부를 밝힐 특정 날짜를 정해둔 이 전 대표의 전략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서 지도 체제 전환이 조기에 진행되면서 이 전 대표의 탈당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임명에 이목이 더 크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 전 장관 앞 ‘킬러문항’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난제다. 경향신문은 “정부 이송 뒤 거부권 행사 시한(15일)이 있어 당정 간 대응 방향과 속도를 사전에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 의견의 완전한 합치는 직할 체제를 확인하는 것이고, 불협화음은 윤 대통령 중심 체제의 균열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어느 쪽이든 부담스러운 선택지”라며 “윤 대통령 입장에선 비대위원장으로서 한 전 장관의 자율성을 어느 선까지 인정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무게 중심이 여당으로 옮겨가는 동안 권력 누수를 막는 것도 윤 대통령의 과제”라고 했다.
민주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더불어민주당이 통합, 쇄신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지난 24일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조찬 회동을 갖고 ‘통합’을 강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자리에 모인 두 전직 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신당 창당을 검토 중인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연말까지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한 가운데 이 전 대표와 함께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두 인사가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한 것”이라며 “당내에선 ‘문재인 정부 3총리가 연대해 이 대표에게 맞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고 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윤 대통령과 한 지명자의 ‘헛발질’을 기대하는 것 외에 민주당 스스로는 혁신을 위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 내부에서 ‘한동훈이 나오면 땡큐’라는 뜻의 ‘한나땡’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한겨레는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됐는데도 사과는 커녕 입장문도 내지 않았다. 공천 적격 여부를 놓고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혁신계 의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고립되고 있다. 무엇보다 총선 앞 당의 체질을 개선하고 쇄신을 이끌어야 할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의 온갖 실정에도 민주당 지지율이 30%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 대해 위기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일의 거짓말, 2인체제 방통위 한계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가 거짓말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후보는 지난 22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최근 10년간 변호사 선임 내역이 없다고 했는데, 지난 2017년 11월 민법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됐을 당시 법무법인 평산 소속 변호사를 선임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현직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홍일 후보가 권익위를 ‘몰래’ 떠났다는 비판도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2일 기자들에게도 일정을 알리지 않은 비공개 이임식을 했다. 한겨레 사설은 “김 후보자는 앞서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에 따라 예정된 권익위원장 이임식을 갑자기 취소하고 자리를 지키다 방통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출근해 ‘겸직 논란’이 제기됐다. 그는 ‘(권익위에) 휴가를 내고 출근했다’고 해괴한 변명을 하더니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반도주하듯 이임식을 한 것”이라며 “국무위원의 자리가 그렇게 가벼워 보이나”라고 했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로만 운영되는 문제를 끊어내야 한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고등법원은 방통위가 해임했던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후임으로 김성근 이사를 임명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의 임명 처분은 단 2명의 위원들 심의 및 결정에 따라 이뤄져 방통위법이 이루고자 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사설은 이를 두고 “‘2인 체제’ 방통위의 결정은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라며 “정치권은 어렵더라도 향후 ‘5인 방통위 체제’를 갖춰야만 한다. 국민들은 더 이상 정치 지형에 휘둘리는 방송을 원하지 않는다. 인사청문회를 맞을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이번 법원 판결에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봄’ 1000만 돌파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 밤’이 역대 개봉작 중 31번째, 한국 영화로서는 22번째로 1000만 관객을 기록했다.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4일 새벽, ‘서울의 봄’ 개봉 한 달여 만에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무비 저널리즘의 역할을 확실히 했다는 점에서 ‘서울의 봄’은 의미가 크다. 무비 저널리즘은 영화가 오락적 쾌감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기능을 말한다. 1970년대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권력을 위해 불의를 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며 “영화는 당시 상황을 잘 모르던 젊은 세대에게도 역사적 사실을 환기시키며 이제라도 잘못된 것들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서울의 봄’은 영화의 주요 관객층인 20~30대는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잊혀져 가던 12·12군사반란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렀다”고 전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극중 군사반란에 빗대 현 정권을 비판하자, 국민의힘 쪽은 ‘12·12사태를 일으킨 하나회를 척결한 것은 우리 당의 뿌리인 문민정부였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10·26사태와 광주 민주화운동 등에 비해 덜 알려진 12·12 군사 반란이라는 생소한 소재가 2030세대의 눈길을 잡았다. 잘 몰랐던 현대사를 영화로 알고 분노한 관객들이 또래들에게 관람을 권하면서 열기가 조성됐다. 2030세대와 남성이 지핀 흥행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40대와 여성 관객으로 퍼져나갔다”며 “2030세대와 남성이 ‘서울의 봄’의 초기 흥행을 이끌었다면 40대와 여성이 흥행 뒷심의 원천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오늘의 칼럼들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은 목양하는 것이고 포용하고 환대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회로부터 차별과 배제를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교회가 피난처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혐오는 사랑을 이길 수 없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당신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수자 친구가 생기길 바란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했던 예수의 삶도 거기에 있다.
[경향신문: 이동환 목사 출교, 예수는 기뻐하실까-김예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칼 스카우 부국장은 BBC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내 상황 때문에 지원 물자가 도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가자 지구 인구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다 고 경고했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통로마저 지배한 이 시대는 퍽 잔혹하다. 극단적인 폭력은 사람들의 일상을 흔들고 충격을 주지만, 이내 다른 뉴스들이 점령하면 참극은 금세 잊힌다.
[경향신문: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명과 존엄을 함께 지키기 위해-홍명교]
한 전 장관의 존재 이유는 ‘현재 권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혁신을 외치면서 ‘수직적’ 당정관계의 치욕을 감수하는 건 난센스다. 지지율 30%대에 허덕이는데도 윤 대통령은 “빚진 게 없다”고 당당하다. 예스맨 참모들은 쓴소리를 주저하고 있다. “맹종하지 않겠다”는 독백으로는 충분치 않다. 감미로운 클래식이 아니라 귓전을 때릴 행진곡이 절실하다. 불협화음이면 어떤가.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비아냥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지난 15년 동안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단체들의 덩치는 커졌다. 하지만 이전 어려웠던 시기에 길러 왔던 근육은 빠졌으며, 날 섰던 칼날은 무뎌졌다. 혹한기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소멸의 시간이 아닌 성찰의 시기가 되기를, 재정비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서 주도성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한겨레: 칼끝에 서기보다는 칼이 되는-최영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