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중국의 급격한 성장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리던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이 한계에 봉착했다. 석유화학 전제품에 걸친 중국의 자급률이 상승으로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의 전환이 예상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제품의 다각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의 ‘대중국 수출 둔화에 따른 국내 석유화학산업 전망 및 사업전략’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입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에 주로 집중됐지만 수입국 구성이 점차 다변화되면서 다수 품목에서 중동 국가의 비중이 늘며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품목별로 에틸렌의 경우 우리나라가 최대 수출국의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2010년 이후 저가원료를 보유한 중동과 미국 등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중동과 미국으로부터의 에틸렌 수입비중은 2015년 0%였으나 2022년에는 각각 8%와 12%로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의 전방위적 증설도 수입 시장 경쟁이 격화한 원인이다. 중국은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향상을 위해 대규모 설비 증설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나프타분해시설(NCC)과 파라자일렌(PX) 설비 증설에 따라 전 범용제품군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증설에 매진한 중국의 주요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은 2014년 대비 2022년 2배, 2026년에는 3배 수준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그 결과 국내 석유화학사의 주요 캐시카우였던 범용제품 사업 부문은 중국과의 경쟁 격화, 수익성 악화로 인한 생산 감소, 신사업 비중 증가 등으로 매출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신영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화학기업을 참고해 국내 기업들이 적절한 사업전략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범용제품 중심의 기업은 호황기 수익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으나, 고유가·공급과잉 등 시장 여건이 불리한 시기에는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는 등 변동성에 취약하다”며 “(사업)다각화형·고부가형 업체는 수익성이 업황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기업의 경우 범용제품형 전략에 해당하는 원료 다변화 및 신규 해외 판로 개척 등에 한계점이 존재해 다각화형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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