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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유품 담겼는데…살려주세요” 모두를 울린 계양역 노인, 가방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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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품이 담긴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계양역 역사에 써 붙인 70대 남성이 가방을 되찾았다.

계양역 역사 내에 붙은 고씨의 호소문 / ‘X’ 캡처

지난 21일 ‘X'(옛 트위터)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어제 인천 계양역 갔다가 눈물 찔끔함’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글이 빼곡히 적힌 A4 용지 사진을 게재했다.

종이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 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라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자신을 76세 노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백팩 속 내용물 중 USB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라며 “제발 살려 달라”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 글의 주인공인 고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가방에 있던 USB에는 2년 전 곁을 떠난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 장례식장과 산소 사진이 모두 들어 있다”라며 “정말 소중한 물건인 만큼 꼭 되찾고 싶다”라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고씨와 49년을 함께한 그의 아내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21년 10월 지인 모임에서 갑자기 쓰러져 73세의 나이로 숨졌다.

되찾은 가방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 / 고씨 제공=연합뉴스

고씨는 계양역 일대 10곳에 이 호소문을 직접 프린트해 붙였고 분실 13일째인 이날 공항철도 검암역 유실물 센터에서 결국 가방을 되찾았다.

고씨는 지난 8일 공항철도 계양역에서 하차하며 전동차 안에 가방을 두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초 계양역 길가에 잠시 가방을 놔뒀다가 분실했다고 생각했으나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의 도움으로 분실 장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이 담긴 USB에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날짜가 적혀 있다. / 고씨 제공=연합뉴스

고씨는 “경찰관이 CCTV를 확인해 제가 계양역 역사 내에서 가방을 메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라며 “전동차 안에 두고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유실물 센터에 연락했더니 다행히 가방이 있었다”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그는 “저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아내의 유품을 되찾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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