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지드래곤은 없었고 갤럭시코퍼레이션은 비장했다. 21일 열린 지드래곤-갤럭시코퍼레이션 기자회견 현장의 모습이었다. 급하게 마련된 기자회견이지만 지드래곤의 그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은 일단락 해소됐으나 향후 활동의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불분명했다. 지드래곤의 컴백 예고만 된 가운데, 지드래곤-갤럭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아직은 베일에 싸인 부분이 더 많다.
21일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지드래곤-갤럭시 기자회견이 열렸다. 갤럭시 임원진이 참석했으며, 지드래곤은 불참했다.
기자회견은 30분 남짓 진행됐다. 갤럭시 임원진은 준비해온 내용을 읽어나갔고, 사전에 받은 질문 중 일부에 대해 준비해온 답변을 발표했다. 또한 지드래곤의 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갤럭시는 국내 최초 AI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기자회견 역시 ‘아바타 기업’답게 진행됐다.
이날 마침내 갤럭시는 “지드래곤 님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정확히 밝혔다. 또한 “아티스트 권지용 님과 갤럭시는 단순한 소속사의 관계를 넘어서 파트너의 동반자 관계로, 그 동안 세상에 없었던 일, 나아가 하지 못했던 일에 도전해나갈 것이다”며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가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고 개척자의 정신으로 그동안 권지용이 보지 못했던 모습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속계약 체결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계약 체결하고 말씀드리면 좋았겠지만 저희는 전 소속사(YG엔터테인먼트)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척자의 정신’으로 지드래곤이 갤럭시에서 하게 된 첫 번째 일은 재단 설립이다.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에 자진 출석까지 하며 조사 받은 끝에 무혐의를 받게 된 지드래곤. 지드래곤은 편지를 통해 “이번 사태를 지나며, 저는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곳을 보게 됐다. 뉴스를 보며, 한해 평균 마약사범이 2만여명에 달한다는 사실과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무섭게 증가했다는 사실, 이들 중 치료기관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2만여명 중 한해 500명도 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됐다”며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무섭고,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약을 퇴치, 근절하기 위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 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나누고자 한다. 또 힘이 없고, 약한 존재들이 겪게 되는 억울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그런 이들의 옆에 서서 누군가의 오빠로, 형으로, 동생으로, 동료로 그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적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내년 컴백 소식도 알렸다. 그는 “저는 저의 책임을 다하며 컴백하여 아티스트로서의 책임도, 사회적 책임도 다 할 것이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지드래곤과 갤럭시가 바라보는 구체적 목표가 무엇인지는 드러난 바가 없다. 첫 활동이 공익 활동이라는 점은 뜻깊다. 하지만 지드래곤이 갤럭시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어떤 방향성을 지향하는지 불분명했다. 가수 지드래곤과 AI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서로 어떤 합의에 이르렀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개성 넘치는 음악을 선보여온 지드래곤이 독특한 행보를 가는 갤럭시에 관심이 갔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뿐이다.
갤럭시는 지드래곤과의 전속계약 소식을 밝히지 못한 이유를 YG에 대한 예우처럼 포장했다. YG의 입장을 기다렸다는 것. 하지만 결국 YG 탓을 한 셈이다. 계약 체결 과정에 대해 시원스럽게 말 못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닐지 의문스러운 대목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요한 공지’ 중 하나는 악플러를 향한 경고였다. 갤럭시는 “오늘부터 12월 28일 자정까지, 일주일의 시간을 드리고자 한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악플, 허위사실 유포 등 권지용씨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게시물들을 삭제 및 정정해주시길 바란다. 이후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선처 없이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주인공 없는 들러리만 가득했던 기자회견 현장처럼, 앞으로의 행보도 실속 없이 허우대만 그럴 듯하진 않을지, 두 개척자의 모습을 좀 더 지켜봐야할 듯하다. 지드래곤과 갤럭시가 어떤 활동을 해나갈지, 윤곽이 구체화되는대로 보여줄 자리가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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