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액 총 3천600억원…현지 소부장 업체들과 협력해 반도체 기술 연구
(도쿄·서울=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김아람 기자 = 삼성전자가 일본에 투자금액 400억엔(약 3천600억원) 규모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세운다.
특히 일본 정부는 21일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시에 신설할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에 최대 200억엔(약 1천800억원)을 보조한다고 발표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삼성전자가 요코하마시에서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을 신설하기로 했다면서 이처럼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일본 내 새 연구개발 거점을 위한 투자액은 400억엔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일본 정부는 반도체 산업 진흥을 위해 ‘포스트5G’을 통해 절반가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 연구개발 거점에서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AI)이나 5세대 이동통신(5G)용 반도체 등의 후공정 기술 연구를 진행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일본 내에 산재해 있던 R&D 기능을 한 곳으로 모아 반도체 연구 조직인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재팬(DSRJ)을 출범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소부장 분야에 역량을 갖춘 일본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0월 삼성 영빈관 승지원에서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 ‘LJF'(이건희와 일본 친구들) 정례 교류회를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했다.
당시 이 회장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일본 소부장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 기업 간 공조를 강화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제조능력 육성을 위해 해외 기업 유치 정책을 펼쳐왔으며, 그동안 대만 기업 TSMC의 공장 건립 등에도 보조금을 지원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이자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TSMC의 구마모토 1공장은 내년 2월 준공 예정이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총리 관저에서 투자 촉진책을 논의하기 위해 연 민관 합동 회의에서도 삼성전자의 R&D 거점 설립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회의에는 기시다 총리와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등 정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의에서 “일본에 대한 투자에 전 세계 기업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2024년도(2023년 4월∼2024년 3월) 100조엔 규모로 예상되는 일본 내 민간 설비투자를 2027년도 115조엔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11개 부처의 205개 시책으로 구성된 정책 패키지도 이번 회의에서 제시했다.
evan@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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