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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다 보니 시간 ‘순삭'” Z세대 제대로 공략한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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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그라운드220 매장 내부./사진=백유진 기자 byj@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자리한 LG전자 베스트샵. 이곳 2층에는 다른 매장에서 볼 수 없던 특별한 공간이 있다. 지난 15일 문을 연 ‘그라운드220’이다. 약 1000㎡의 공간에 조성된 그라운드220은 LG전자의 제품뿐 아니라 제품과 연관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타깃층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다. LG전자는 가전 업종 특성상 고객의 연령대가 높아 Z세대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에 LG전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그라운드220 공간을 조성했다. 평일 오후 그라운드220을 찾아 ‘나만의 루틴’을 찾아봤다.

세상의 모든 ‘루틴’을 찾아

그라운드220으로 향하는 입구./사진=백유진 기자 byj@

1층 베스트샵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세상의 모든 루틴을 만나는 곳’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라운드220이 나타난다. 그라운드220의 콘셉트는 ‘Z세대가 건강한 일상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건강한 일상을 만들기 위한 도구가 ‘루틴(routine, 규칙적 습관)’이다.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루틴 테이블. 그라운드220 내부에서 체험할 제품을 대여하거나, 외투를 입고 갔다면 스타일러로 의류관리도 받을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그라운드220 입구에는 ‘체크인’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나의 루틴을 찾는 간단한 검사를 한다. QR 코드를 인식해 그라운드220 웹사이트에 접속하니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수십 개 키워드가 떴다. LG전자는 결과에 따라 사람들을 6개의 ‘루티너’로 분류한다. ‘명상힐링’, ‘세계일주’, ‘혼자만의 시간’ 등의 키워드를 선택하니 ‘테이스티 루티너’가 나왔다. ‘부끄러움이 많지만 새롭고 다양한 것을 직접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고 한다.

루틴 성향 검사 페이지./사진=웹사이트 캡처

입구를 지나면 물이 흐르는 인테리어가 연출된 공간에 카페가 자리해 있다. 양평 유수지 생태공원, 안양천과 인접해있는 양평의 입지적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이다.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카페는 서울 서촌의 유명 카페인 ‘아키비스트’와 협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Z세대와 LG전자의 장벽이 높다고 생각해,  Z세대에게 익숙한 카페 공간을 입구 쪽에 두는 것으로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220 내부 인테리어는 안양천과 인접해있는 양평의 특징을 반영했다./영상=백유진 기자 byj@

카페에서는 각 루티너별 디저트도 추천해 준다.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투톤 딸기 생크림 크루아상’은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스타일러 루티너’에게 추천하는 식이다. 향후에는 식물재배기 ‘틔운’을 활용해 키운 바질 등의 식물도 디저트 제조에 직접 활용할 계획이다.

아인슈페너로 유명한 카페 ‘아키비스트’와 협업해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입구 옆에 마련된 ‘커뮤니티 그라운드’ 공간에서는 예약제 클래스가 운영된다. LG전자 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나의 루틴을 찾을 수 있는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무선 스크린 ‘스탠바이미’를 보며 뜨개질을 배우고,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로 명상을 하고, 뷰티 디바이스 ‘프라엘’을 사용한 피부관리 수업 등이다.

그라운드220에서는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클래스를 들을 수 있다. 사진은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의 ‘바디 포지티브(내 몸 긍정주의)’를 바탕으로 한 뷰티 클래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중 프라엘을 활용하는 ‘건강한 얼굴을 만드는 뷰티 루틴’ 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프라엘 인텐시브 멀티케어를 직접 얼굴에 사용해 본 후, 그림·낙서 명상 기법인 ‘젠탱글’을 통해 피부에 느꼈던 감각을 표현해 보는 등 알찬 수업이 진행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커뮤니티 그라운드는 클래스가 없는 경우 대여한 브리즈나 시네빔 등을 사용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Z세대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대학 동아리, 소모임 그룹 등에 대관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Z세대가 LG전자에 원하는 것

카페를 지나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팝업 그라운드에 설치된 LG트윈스 우승 기념으로 출시한 ‘홈브루 LG트윈스 챔피언 패키지’가 눈에 들어왔다. 홈브루 LG트윈스 챔피언 패키지는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 에디션이다.

설치된 LG트윈스 우승 기념으로 출시한 ‘홈브루 LG트윈스 챔피언 패키지’./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곳에서는 매일 달라지는 두 가지 맛의 맥주를 시음할 수 있었는데, 준비한 물량이 소진된 상태였다. 사전 예약자에 한해 운영되는 기간이었는데도 방문자가 많은 탓이었다. LG전자 집계 결과 3일 동안 방문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섰다.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22일부터는 방문자 수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브루 스페셜 에디션 이후에는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4’에서 공개되는 제품을 정식 출시 전부터 전시할 예정이다. 이는 Z세대 경험 자문단 ‘LG크루’의 아이디어다. LG전자는 지난 2월 Z세대 대학생 16명을 LG크루로 선정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LG전자 제품·서비스를 Z세대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여러 업체와 협력해 제작한 그라운드220의 굿즈./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 관계자는 “IT에 관심 있는 20대 친구들이 CES는 왜 높은 사람이나 기자만 가서 볼 수 있냐, 출시 전 제품을 유튜브로만 볼 수 있어 아쉽다는 얘기를 했다”며 “이에 팝업 그라운드에는 CES에 출품되는 출시 전 제품도 고객에게 미리 베타 테스트를 받아볼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라운드220에는 LG크루의 아이디어가 곳곳에 반영돼 있다. 그라운드220를 상징하는 가방 굿즈도 LG크루의 아이디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운동을 하다가 공부를 하러 가려면 가방을 바꿔 매야 한다”며 “루틴의 전환을 상징하는 것이 가방”이라고 설명했다.

메인 공간인 루틴 그라운드에서는 대여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메인 공간인 루틴 그라운드는 편안한 소파와 의자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체크인 시 신분증을 맡기고 브리즈, 스탠바이미, 그램, 톤프리 등의 제품을 대여할 수 있는데 이를 자유롭게 체험하는 공간이다. 별도로 제품을 대여하지 않아도 소파 앞에 ‘스탠바이미 고’나 출시 예정인 ‘룸앤TV’ 2세대 제품이 놓여 있어 자유롭게 사용해 볼 수 있었다. 만남의 마무리를 ‘사진’으로 하는 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포토 스튜디오도 마련돼 있다.

소파 앞에 ‘스탠바이미 고’가 놓여 있어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 관계자는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도 구독돼 있어 ‘OTT 찍먹’을 하고 가는 고객도 있다”며 “그라운드220은 총 120명까지 수용 가능하도록 설계돼 눈치 보지 않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시 예정인 ‘룸앤TV’ 2세대 제품./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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