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싸움 분수령’ 흥국생명전서 처음 선발 출전해 맹활약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1위 현대건설은 선두 싸움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2위 흥국생명과 방문 경기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주전 세터이자 국가대표인 김다인이 독감에 걸린 것.
대체 불가 자원인 김다인의 전력 이탈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골머리를 앓았다.
강 감독이 김다인을 대신할 세터를 점찍은 건 경기 이틀 전인 18일이었다.
강 감독은 지난해 입단한 2004년생 신인 세터 김사랑을 불러 흥국생명전을 준비하라고 했다.
김사랑을 흥국생명전 주전 세터로 결정한 이유는 간단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강심장’을 가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성형 감독은 2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김사랑은 움직임이 빠르진 않지만 안정적”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사랑은 강 감독의 기대와는 다르게 심한 긴장감에 시달렸다.
그는 긴장 탓인지 1세트에서 상대 팀에 블로킹 5개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김사랑은 2세트부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경기에 적응한 김사랑은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 양효진 등 팀 공격수를 다채롭게 활용하며 상대 수비라인을 뚫었다.
현대건설은 김사랑의 활약 속에 흥국생명을 세트 점수 3-1로 잡고 1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뽑힌 김사랑은 수줍게 미소 지으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이틀 전 오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한다는 말을 듣고 계속 긴장감이 들었다”라며 “경기 시작 전까지 떨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1세트엔 다소 부족한 플레이를 했지만,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라며 “언니들을 믿고 플레이했던 것이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일방적인 홈 관중들의 응원 소리에 영향받지 않았나’라는 질문엔 “흥국생명이 강팀이고 체육관이 커서 더 긴장한 것 같다”라며 “그래도 경기 중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경기도 수원 출신인 김사랑은 수원 소재 파장초, 수일여중, 한봄고를 나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수원체육관을 찾아 현대건설의 경기를 관람하며 프로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현대건설에 호명돼 꿈을 이뤘다.
김사랑은 “어렸을 때 현대건설의 경기를 관람하며 나도 저 팀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팀의 일원으로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앞으로 현대건설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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