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인하 전환 가능성 시사가 투자자들을 광물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급등락을 반복한 광물시장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데, 금리가 인하되면 선물시장 투자 부담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광물들이 가격 안정세에 들어서고,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자 다시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동, 니켈, 우라늄 등 주요자원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으며, 철광석도 중국의 재고 감소로 인해 다시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전기차 판매 부진에 따른 이차전지 관련 희귀광물은 공급과잉으로 들어서며 하락세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우선 철광석 가격 상승이 철강·조선·건설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차전지 광물은 가격 안정세에 들어선 만큼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2월 11일~15일) 철광석 가격은 t(톤)당 136.48달러로 전주 대비 2.6% 올랐다. 올해 저점(t당 100.31달러)과 비교하면 36.0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은 0.3% 오른 t당 8337달러를, 니켈은 0.8% 오른 1만6382달러를 기록했다. 아연과 연료탄은 각각 0.9%, 1.9% 올랐다. 우라늄은 3.8% 오른 t당 85.57달러에 거래 중이다.
동, 니켈 가격은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연준이 긴축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험자산 투자선호도가 개선된 탓이다. 금리가 높을 경우 선물시장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다. 반면 금리가 낮을 때는 광물과 같이 등락차가 큰 위험자산 투자선호도가 개선되면서 돈이 몰리게 된다.
유연탄은 국제유가 상승기와 겨울철 수요증가가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가스, 석탄 등 자원은 국제유가와 연동해 가격이 변동된다.
철광석은 중국 주요항구 재고량 감소에 따른 수요확대로 가격이 올랐다. 중국의 12월 둘째 주 주요항구 철광석 재고량은 1억1592만t으로 전주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광물 가격이 상승세인 가운데, 이차전지 관련 소재인 망간, 리튬, 코발트 가격은 하락했다. 예상치를 하회하는 전기차 판매 실적으로 인해 이차전지 공급과잉 시장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12월 둘째 주 탄산리튬 가격은 전주 대비 4% 감소한 t당 1만361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수산화리튬은 2.8% 감소한 t당 1만4038달러로 조사됐다. 코발트 가격은 2.6% 줄어든 t당 16.45달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탄산리튬은 47.7%, 수산화리튬은 43.3%, 코발트는 42.6%가 내렸다.
페로망간은 전주와 같은 수준인 t당 1130달러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7.6% 감소했다.
특히 코발트는 전기차 판매 부진, 중국의 공급량 증가에 이어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이 코발트를 제외한 이차전지를 선호하면서 내년까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에는 철광석 등 주요 광물 가격 변동으로 인해 산업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철광석 수요는 감소했는데, 가격을 오르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제철소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국내 철강제품 수요는 감소해 제품가격은 올리지 못하지만, 중국의 철광석 가격 상승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12월 포스코의 열연(SS275) 유통가는 t당 84만원으로 철곽성 가격 인상에도 오히려 제품가는 전월(t당 85만원) 대비 감소했다. 월간으로보면 올해 최저가다.
건설현장에 쓰이는 철근(SD500)의 12월 도매 즉시 현금가도 t당 86만7000원으로, 전월(88만3000원)과 비교해 하락했다.
당장 내년 1분기에는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철강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철강업계가 적자 수익성에 돌입하게 되면 열연, 철근, 후판 등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면서 조선, 건설 업계로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가격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차전지 관련 광물이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세인 만큼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 가격도 하락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저가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을 출시하는 등 전기차 가격 낮추기 경쟁이 한창이다. 이 같은 기조가 광물가격 하락과 함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으로도 확산하면서 구매 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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