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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자] ‘주식 보상’은 스타트업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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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성공은 좋은 인재 채용에 달렸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입버릇처럼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인재를 채용하려면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가 기본이다. 문제는 재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에는 없는 선택지라는 점이다. 다행히 스타트업이 인재 채용 전쟁에 승리할 수 있는 비밀 무기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주식 보상이다. 스톡 그랜트, 스톡옵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 우리사주와 같은 주식 보상 제도를 활용하면 당장의 현금 지출을 줄이면서도 기업 성장의 과실을 인재들과 나눌 수 있다.

성장 단계별 적절한 보상제도 도입해야

현금 보상과 달리 주식 보상은 보상 방법에 따라 도입 방법 및 부여 절차, 사후 관리 방법이 상이하다. 보상 실현 시 절세 방법에 대해서도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주식 보상 제도는 도입 시점에 따른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성장 단계에 맞게 적절한 주식 보상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 초기 아직 아무것도 없는 회사에 대표의 비전 하나만 보고 합류해 준 고마운 직원에게는 어떤 주식 보상이 적절할까? 아직 투자 유치를 하기 전인 초기 스타트업은 창업자의 지분 일부를 직원에게 액면가로 양도 혹은 무상으로 증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주식을 직접 지급하는 주식 보상 방식을 ‘스톡 그랜트‘라고 하는데, 주식을 지급받은 직원은 즉시 주주가 되므로 직원의 주인 의식을 고취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스톡 그랜트는 직원 입장에서 장점이 많은 주식 보상 방법이다. 창업 초기에는 기업 가치가 낮기 때문에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받아도 세금 부담이 없다. 향후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지분 가치가 오르면 상승분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다. 회사가 1조 원 가치의 유니콘이 되면, 1% 지분의 가치만 해도 100억 원이 된다. 주식을 처분할 때도 근로소득세가 아닌 양도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세금도 유리하다. 초기 기업이 성공할 확률은 낮지만, 일단 성공하면 확실한 보상을 약속하는 제도인 셈이다.

창업자 입장에서 스톡 그랜트의 최대 위험은 스톡 그랜트를 받은 직원의 조기 퇴사다. 회사에 남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할수록, 이미 퇴사한 직원이 가진 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기형적인 상황이 만들어진다. 남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스톡 그랜트 지급 시 보통 의무 근속 조항을 둔다. 일례로, 스톡 그랜트 지급 후 최소 5년을 근속해야 하며 기간을 채우기 전에 퇴사할 경우 스톡 그랜트를 반환하는 조건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회사가 투자받고 성장을 시작하면 ‘스톡옵션’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스톡옵션은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은 권리를 행사해 주식을 시세보다 싼 가격에 취득하여 이후 높은 가격에 매도하여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지급 즉시 주주가 되는 스톡 그랜트와 달리, 스톡옵션은 최소 2년의 행사 기간을 기다린 후 명시적인 행사를 통해서만 주주가 될 수 있다. 스톡옵션은 권리 행사에 시간이 필요하므로 별도의 근속 의무 조항을 두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 주식 보상 제도인 셈이다.

스톡옵션의 단점은 제도의 복잡성에 있다. 상법과 벤처기업법이 스톡옵션의 부여 절차와 방법, 대상 등을 법으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절차상의 하자로 스톡옵션 부여가 무효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스톡옵션은 행사 시점에 근로소득세로 과세하고, 양도 시점에 다시 한번 양도소득세로 과세하기 때문에 세금을 고려하여 적절한 행사 시점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상장 회사의 경우, 스톡옵션 행사 시 세금은 발생하나 주식을 처분할 방법이 없어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흔하다.

반면 스톡옵션의 장점은 각종 세제 혜택에 있다. 스톡옵션은 행사 이익 기준으로 권리자 1인당 연간 2억 원, 누적으로 5억 원까지 비과세를 적용한다. 분할 납부 특례를 이용하면 행사 이익 중 비과세된 부분에 대해서는 5년간 분할 납부도 가능하다. 행사 시점에 주식을 처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세금을 내기 어렵다면 과세 이연 특례를 이용할 수도 있다. 과세 이연 특례를 신청하면 행사 시점에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양도 시점에 양도소득세로 일괄 납부할 수 있다.

성숙 기업에선 ‘양도제한조건부 주식’ 효과적

회사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스톡옵션이 더 이상 효과적인 주식 보상 수단이 되지 못 할 수도 있다. 부여 시점에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행사가를 정했는데, 행사 시점에 주가가 오히려 떨어져 있다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오히려 손해이므로 스톡옵션은 휴지 조각이 된다. 실제로 주가가 급락한 상장 기업의 경우 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 급감했다는 소식을 볼 수 있다. 기업 가치 변동이 크지 않은 성숙 기업은 주식 보상 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 걸까? 스톡옵션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양도제한조건부 주식’이다.

양도제한조건부 주식은 일정한 조건과 재직 기간을 달성하면 회사의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주식 보상 제도를 말한다. 스톡옵션과 차이점은 주가가 내려도 최소한의 보상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양도 가능한 시점을 장기로 설정하여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도 있다. 양도제한조건부 주식은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 회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주식 보상 방법인데, 최근 한화, 포스코퓨처엠 등을 필두로 국내에서도 일부 도입 사례가 나오고 있다.

양도제한조건부 주식의 장단점은 스톡옵션과 정반대이다. 상법에 정의된 자사주 취득 및 처분 방법을 제외하고 부여 대상 및 방법에 별다른 제한이 없어서 기업의 상황에 따라 맞춤으로 주식 보상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아직 보편적인 주식 보상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지는 못하므로 별다른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도 상존한다. 최근 국회에서 양도제한조건부 주식에 대한 명시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므로 경영 세습 악용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와 주식 보상 제도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등이 같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주식 보상의 핵심은 주식 가치의 소통

지금까지 여러 보상 제도를 살펴보았는데, 주식 보상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구성원들과 회사 성장의 로드맵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는 직원은 직원이면서 동시에 회사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투자를 유치할 때 우리 회사의 현재 가치, 성장 로드맵, 향후 가치를 설명하는 것처럼 직원들에게도 우리 회사의 가치와 성장 로드맵을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에 가면 “스톡옵션은 어차피 쓰레기”라는 자조 섞인 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반대로 초기에 너무 많은 지분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이후 지분 문제로 후회하는 스타트업 대표들도 상당히 많다. 양쪽 모두 주식의 가치를 소통하는 데 실패해서 발생한 문제이다. 주식 보상은 스타트업의 꽃이지만, 그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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