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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억, 선수들 위해 써달라”…키움 돈방석 앉힌 ‘역대급 효자’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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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 연합뉴스
▲ 이정후 ⓒ 연합뉴스

▲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키움도 좋지 않을까요.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써 줬으면 좋겠어요.”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외야수 이정후(25)가 고향과 같은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에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정후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76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 보스턴 레드삭스)가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액 5년 9000만 달러(약 1176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이정후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넥센 히어로즈(키움)에 1차지명으로 입단해 올해까지 7시즌을 뛰었다. KBO 역대 최고 타율 타자(0.340)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각종 국제대회에 차출되면서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 2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포스팅 자격을 갖추게 됐다.

이정후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는 키움에 포스팅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포스팅 비용 규정에 따르면 5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계약일 경우 2500만 달러의 20%에 2500만 달러 초과분의 17.5%, 5000만 달러 초과분의 15%를 모두 더해 지급해야 한다. 

이정후는 1억1300만 달러로 5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계약이다.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 2500만 달러의 초과분 2500만 달러의 17.5%인 437만5000달러, 5000만 달러의 초과분 6300만 달러의 15%인 945만 달러를 모두 더하면 1882만5000달러(약 247억원)가 된다. 키움은 이정후라는 대형 스타를 메이저리거로 키운 덕분에 247억원에 이르는 보상을 받게 됐다. 

키움은 이정후 이전에도 강정호(은퇴), 박병호(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까지 모두 3명을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보냈다. 강정호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4+1년 1650만 달러에 계약했고, 박병호는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4+1년 1850만 달러에 계약했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3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포스팅 비용은 강정호가 500만2015달러, 박병호가 1285만 달러, 김하성이 552만500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위 3명에게 받은 금액이 2337만7015달러(약 305억원)였는데, 이정후는 혼자 2.5명의 몫을 해냈다. 키움은 빅리거 4명의 포스팅 비용으로만 4220만2015달러(약 551억원)를 벌어들였다. 

▲ 귀국한 이정후 ⓒ 연합뉴스
▲ 귀국한 이정후 ⓒ 연합뉴스

이정후는 본인의 포스팅 비용으로 키움이 계속해서 빅리거 사관학교의 명성을 이어 가길 바랐다. 그는 1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키움에 큰돈을 안긴 것과 관련해 “키움도 좋지 않을까 싶다”며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키움에 당부했다.

이정후가 김하성을 보며 꿈을 키웠듯, 현재 키움에서 뛰는 선수들은 이정후를 보며 큰 무대를 꿈꾸길 바랐다. 이정후는 “동기나 후배 선수들 중에 재능이 좋고 뛰어난 선수가 많다. 지금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야 자기한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목표를 더 크게 갖길 바란다. 나도 김하성 선배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잘해줬기 때문에 그 덕을 봤다. 선배가 잘 해놓은 것들을 망쳐놓을 수 없다. 한국 야구에 대한 인식을 좋게 남기고 싶다. 그래야 많은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장 빨리 키움에서 이정후의 뒤를 이을 선수로는 2017년 입단 동기 김혜성(24)이 있다. 김혜성은 그해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까지 7시즌 통산 826경기, 타율 0.300(2924타수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181도루를 기록했다. 유격수와 2루수가 모두 가능하고 두 포지션 모두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정도로 수비력도 빼어나다. 2021년은 유격수, 2022년과 올해는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021년에는 46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얻을 정도로 발까지 빠르다. 김혜성은 한국에서 이런 활약을 발판 삼아 내년에 빅리그 구단의 문을 두드려 보려 한다. 

이정후는 “김혜성도 욕심이 많은 친구다. 올겨울 준비를 잘한다면 내년에 김혜성도 좋은 구단과 계약할 것이라 본다. 하던 대로 해서 좋은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응원했다. 

이정후는 빅리그에서 새로운 출발을 반기면서도 자신의 뿌리인 키움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포스팅 비용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공으로도 키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발목 부상으로 키움과 마지막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키움으로선 효자도 이런 효자 선수가 없다. 

이정후는 “키움 팬분들이 7년 동안 사랑해줬다. 감사하다. 홈 마지막 경기 때 함성을 보내준 기억이 난다. 응원과 함성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속에 새기겠다.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겠다. 히어로즈 출신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 이정후의 좋은 본보기가 된 김하성.
▲ 이정후의 좋은 본보기가 된 김하성.

▲ 이정후를 뒤따를 김혜성 ⓒ곽혜미 기자
▲ 이정후를 뒤따를 김혜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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