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서 직접 발언…”청탁받은 적 없어”
아들과 함께 추가기소된 재판서 “이중기소” 비판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대장동 일당’에게 아들의 퇴직금과 성과금 명목으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법정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돈을 받을 수 있었겠냐”며 무죄를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19일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이재찬 남기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 직접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곽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이후 저는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며 “검찰 수사팀이 꾸려져 민정수석 시절 권한 남용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받았고, 성과가 없자 김학의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프레임을 짜 또 대대적인 검찰 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탄압이 5년 내내 이뤄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김만배 씨에게 돈을 달라고 할 수 있었겠냐”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까지 저를 고소해 말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혐의와 관련해선 “검찰은 호반건설과 화천대유 관계자 핸드폰과 메모지까지 압수수색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하나은행에 로비해달라는 청탁을 받지도,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른바 ‘김만배·신학림 녹취’를 언급하며 “1심 판결 이후 (하나은행 관련) 부탁을 내가 아닌 이경재 변호사에게 했다는 말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은 지난 10월 곽 전 의원 부자와 김만배 씨를 뇌물을 성과급으로 가장해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으로 추가 기소했는데, 이날 항소심과 별도로 추가 기소된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도 열렸다.
곽 전 의원은 앞선 사건에서는 공범으로 기소하지 않았던 병채 씨에게 1심 판결 이후 공모·은닉 혐의를 적용해 추가로 재판에 넘긴 데 대해 ‘이중 기소’라고 비판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1심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뇌물을 성과급으로 가장·은닉했다며 이중 기소를 했다”며 “선행 사건과 모든 공소사실이 중첩되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이 사건 공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곽 전 의원과 병채씨 모두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재판이 진행된 이후에도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 수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무조건 상급심 결과만 보고 재판을 진행하면 안 되지만 (선행 사건) 항소심 심리와 증인신문 계획을 참고하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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