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 제치고, 2023-2024 V리그 여자부 블로킹 1위
(화성=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3-2024 V리그 여자부 블로킹 득점 1위는 키 180㎝의 최정민(21·IBK기업은행)이다.
한국프로배구 최초로 블로킹 득점 1천500개를 달성한 ‘한국 역대 최고 미들 블로커’ 양효진(34·현대건설)의 이름이 최정민 아래에 있다.
19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블로킹 득점 3개를 포함해 8점을 올려 팀의 세트 스코어 3-0(25-21 25-23 25-19) 승리를 이끈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정민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예전보다는 상대 움직임을 읽는 능력이 생겼다. 미리 상대 움직임을 예측하고 따라가니, 블로킹 득점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최정민은 세트당 블로킹 득점 0.909개로 1위를 달린다.
2위 양효진의 기록은 세트당 0.836개다.
세트당 블로킹 득점 0.770의 정호영(22·정관장)이 3위에 올랐다.
양효진과 정호영의 키는 190㎝다.
10㎝ 차를 극복하고서 최정민은 이번 시즌 V리그 여자부 블로킹 득점 1위를 질주 중이다.
김희진의 재활이 길어지고, 임혜림이 발목 부상을 당해 IBK기업은행은 당분간 최정민과 김현정(25), 단 두 명의 미들 블로커로 당분간 경기를 치러야 한다.
최정민은 “현정 언니와 서로 격려하면서 경기를 치른다. 서로 다독여주고 의지한다”고 전했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최정민은 꾸준히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있다.
양효진은 최근 “블로킹할 때 정민이의 손 모양이 참 예쁘다”며 “키가 큰 편이 아닌데 블로킹 1위를 달리는 건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준다”고 칭찬했다.
‘우상’ 양효진의 달콤한 칭찬을 기사로 확인한 최정민은 “김호철 감독님 등 선생님들이 손 모양, 블로킹 타이밍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신다. 더 좋아지고 싶은 마음에 동작을 수없이 수정했고,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아직 부족한 게 많은 데 블로킹 1위를 달리는 게 화제가 되고, 칭찬도 들어서 쑥스럽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V리그 여자부에는 양효진, 정대영(GS칼텍스), 배유나(한국도로공사) 등 베테랑 미들 블로커가 건재하고, 정호영, 이주아(흥국생명), 박은진(정관장), 이다현(현대건설) 등 최정민보다 신체 조건이 좋은 ’20대 초반’ 미들 블로커들도 성장하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도 최정민보다 정호영, 이주아, 박은진, 이다현이 먼저 기회를 얻었다.
최정민은 “아무래도 높이 때문에 국제대회에서는 내가 뛸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며 “V리그에서는 내 높이가 크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블로킹 1위를 달릴 거라고 예상해본 적은 없지만, 1위를 달리고 있으니 꼭 지키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여전히 목소리는 작았지만, ‘블로킹 1위 사수’ 의지는 인터뷰실에 있는 모두에게 확실하게 전달했다.
jiks79@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