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베타 출시
고화질, 트위치와 유사한 UI 등 호평
아프리카TV와 트위치 이용자 유치 경쟁
“정식 출시 전까지 기능 순차적 업데이트”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서비스 첫날 눈도장을 찍었다. 베타 테스트 버전임에도 완성도가 높다며 스트리머(1인 방송인)와 시청자 모두 대체로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에 치지직이 트위치 이용자들을 흡수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19일 오후 12시부터 치지직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치지직 베타 버전은 ▲최대 1080p 60fps, 비트레이트 8Mbps 등 고화질 해상도 ▲VOD 다시보기 ▲TTS(Text to Speech) 보이스 후원 등 기능을 우선 제공한다. 치지직은 모바일 및 PC 웹, 전용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첫날 반응은 가히 성공적이다. 이날 오후 2시 15분 치지직 내 스트리밍 동영상 중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유명 스트리머 ‘침착맨’ 영상은 그 수가 1만 명에 달했다. 같은 시간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보인 영상은 2000명대에 그쳤다.
치지직, 트위치에서 영상을 동시 송출한 경우에도 시청자 수 차이는 컸다. 유명 스트리머 ‘릴카’ 스트리밍 영상의 치지직과 트위치 시청자 수는 오후 2시 15분 기준 각각 5000명, 2000명으로 치지직이 두 배 이상 많았다.
많은 시청자 수만큼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특히 화면 화질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트위치는 지난해 9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화질을 1080p에서 720p로 낮췄는데, 치지직은 1080p 고화질 화면을 지원함으로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해소했다.
다만 베타 출시인 만큼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채팅 기능에 대한 불만이 꽤 많았다. 한 스트리머는 채팅창 크기를 줄이면 글자가 잘린다며 불편해했고, 다수의 시청자들은 채팅글을 읽기 힘들다며 가독성을 문제 삼았다.
이외에 다크모드, 가로모드 시 채팅 불가, 게임 카테고리 부재 등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일부 채팅글이 스트리밍 화면에 뜨지 않거나 갑자기 소리가 나오지 않는 등 각종 오류도 보였다.
다만 이같은 오류나 불편사항은 자잘한 요소이고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트위치 이용자 대부분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위치는 이달 초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내년 2월 27일부로 국내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비록 국내 2위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있지만, 트위치처럼 게임에 초점을 맞춘 치지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아프리카TV는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사 플랫폼으로 넘어온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유치전에 적극 나섰다.
내년 1월 말까지 계정을 전환한 스트리머에게는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아프리카TV 내에서도 인정해 ‘베스트 BJ’ 신청 조건인 500시간을 빠르게 채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트위치에서 넘어온 스트리머는 트위치 계정 연동 이용자들에게 우선 노출되고, 구독한 이용자에게는 구독자 10만 명이 채워질 때까지 1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한다.
아프리카TV는 플랫폼명을 ‘숲(SOOP)’으로 변경하는 리브랜딩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해당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는 ‘별풍선’이나 ‘BJ’와 같은 명칭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위치 철수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경쟁 구도에 관심이 모인다. 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트위치 52%, 아프리카TV 45%로 양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조다.
치지직은 베타 기간 순차적으로 추가 기능들을 선보이며 서비스의 편의성 및 안정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내달에는 채팅 관리기능 강화, 연령제한 설정, 익명으로 후원하기 등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다. 아울러 네이버 검색, 게임판, 네이버카페, 클립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들과의 연계된다. 정식 서비스는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치지직은 정식 오픈 시점까지 네이버 검색 연동, 채널 구독, 영상 후원 등 관련 기능들을 지속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