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진심인 오타니…연봉 수령 시기 조절하고 동료 설득까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승하고 싶다”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곧바로 선 굵은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오타니는 최근 우완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30·다저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영상 메시지를 찍어 보냈다. 팀 전력 강화를 위해서다.
글래스노우는 19일(한국시간)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과 비대면 영상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영상을 통해 나와 함께 뛰기를 원한다고 했다”며 “내년엔 날 위해 홈런을 치고, 그다음 해엔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자고 했다. 오타니와 함께 뛰고 싶은 마음이 커졌고, (연장) 계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글래스노우는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53의 성적을 거둔 ‘A급’ 선발투수다.
다저스는 지난 15일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글래스노우를 영입했고, 이후 5년간 1억3천65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는 이 과정에서 글래스노우의 마음을 잡기 위해 오타니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는 글래스노우에게 ‘함께 뛰자’고 권유했고, 감동한 글래스노우는 다저스와 도장을 찍었다.
오타니는 우승에 관한 열망이 대단하다.
그는 지난 15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경영진은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지난 10년을 실패로 여긴다고 했고, 이에 우승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오타니는 팀의 우승을 위해서라면 현재 구단의 재정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며 몸값의 97%에 해당하는 6억8천만 달러를 2034년부터 2043년까지 수령하기로 했다.
다저스는 이 계약 조건 덕분에 글래스노우와 연장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한편 MLB 구단들은 선수 영입 혹은 계약 과정에서 선수를 설득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한다.
간판스타를 앞세우거나 지역 유명 인사를 동원하기도 한다.
다저스는 앞서 오타니와 계약할 때도 특별한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최근 “다저스는 2017년 오타니가 MLB 도전에 나설 때 그를 영입하기 위해 미국프로농구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의 권유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만들었다”며 “당시 오타니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빠르게 계약하면서 다저스는 해당 영상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다저스는 최근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오타니와 다시 협상 테이블을 꾸렸고, 이 자리에서 6년 전에 제작했던 브라이언트의 영상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NBA의 전설인 브라이언트는 2020년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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