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모아타운 사업 추진 지역 곳곳에서 사업계획을 변경하거나 추진 방식을 전환하는 등 대책을 내놓으며 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향후 빌라·오피스텔 공급이 늘어 구역 내 모아주택 추진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정비사업을 진행하려는 분위기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천호동 289 일대 모아타운 추진위는 지난달부터 매주 2회씩 구역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동의서 징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시 대상지로 선정된 후 1년 넘게 관리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일원동은 최근 구청 설명회에서 분쟁이 많은 일부 상가 건물을 제외하기로 계획도를 변경했다.
서울시에서 ‘조건부 보류’를 받은 양재2동 1구역 모아타운(A·B) 추진위는 지난 두 달간 추가 동의서를 접수해 얼마 전 서초구청에 제출했다. 구청은 이곳 모아타운 추진을 위한 사전조사 용역을 발주해 진행 중이다. 삼전동 하단 모아타운 추진위는 이달 중으로 일부 소유주를 대상으로 동의율을 발표하는 등 동의서 접수를 설득하기 위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구청 공모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던 역삼2동도 최근 주민 제안 방식으로 방향을 틀고 오는 22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민 제안 방식은 구청 공모보다 동의율 요건이 높아 이를 짧은 기간 안에 충족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처럼 모아타운 사업 추진 지역들이 최근 들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대책을 내놓는 배경에는 향후 비(非)아파트 규제 완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도 최근 “아파트에 집중된 공급 형태를 다양화하겠다”며 비아파트 중심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강남구 한 모아타운 추진지 소유주는 “비아파트 규제가 완화되면 신축 빌라, 오피스텔이 난립하면서 재개발은 한동안 꿈도 못 꿀 듯하다”며 “관련 정책이 나오기 전에 빠른 속도로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만 서울시는 주민 갈등과 투기 우려가 큰 지역은 공모 요건에 맞아도 모아타운 선정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4일 강동구 천호동 401-1 일대는 구역 내 주민 반대 의견이 있어 선정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모아타운 대상으로 선정되더라도 주민 반대가 극심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모아타운 1호’인 강북구 번동은 내년 초 철거를 앞두고 있지만 손실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가 임차인들이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고, 광진구 자양4동은 대상지 선정 후 주민 간 갈등이 격화돼 철회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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