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정하·민주당 송기헌 의원에 도전장…험난한 예선
‘반쪽 초선·3선 불허’ 민심 파고든 형국…전략공천이 변수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00여일 앞둔 가운데 원주 갑·을 선거구에 정치 신인들이 일찌감치 첫 도전장을 내고 나섰다.
2012년 제19대 총선부터 갑·을 선거구로 분구된 원주는 내년 총선에서도 큰 변화 없이 현 선거구 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높아 정치 신인들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뚜렷한 목표를 향해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정치 데뷔 무대로 삼으려는 국민의힘 소속 권이중(51) 변호사는 18일 오전 원주시청 2층 브리핑룸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새바람·대혁신으로 안전, 공정, 상식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 예비 후보는 “민생을 팽개치고 정쟁과 이념에 몰두하는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오늘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드리겠다”며 “새로운 비전으로 원주시의 정치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가 도전장을 낸 원주시을 선거구는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의 아성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송 의원의 3선을 저지할 대항마를 찾고자 이 선거구의 당협위원장 자리를 1년 8개월씩이나 비워 둔 채 유명 체육인 출신이나 정부 요직의 인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을 높여왔다.
지난해 5월부터 당협위원장을 거듭 신청하면서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굳히고 경선 채비에 나선 권 후보로서는 전략공천으로 누군가를 내리꽂으면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잠재한 선거구다.
원주시갑 선거구에서도 정치 신인인 더불어민주당 여준성(52)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정책실 사회정책비서관이 지난 12일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예비 후보 등록 첫날 가진 출마 선언문을 통해 “2024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통해 민생위기를 극복하는 선거이자 원주의 인물과 정치를 싹 바꾸는 선거”라고 말했다.
여 예비 후보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 달라”며 “바꾸면 이길 수 있고, 이기면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주시갑 선거구는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전략 공천 끝에 민주당 ‘원조 친노’ 이광재 후보가 차지했다가 지난해 제8회 지방선거에 도지사 후보로 차출되면서 보궐선거 끝에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가 깃발을 꽂은 곳이다.
정치 신인인 여 예비 후보가 내년 총선 본선 무대로 가기 위해서는 당시 보궐선거에서 박 의원에게 패한 3선 원주시장 출신의 원창묵(63) 전 시장과 피할 수 없는 예선을 치러야 한다.
이밖에 정치 신인은 아니지만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원주시장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린 최혁진(53) 전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도 원주시을 선거구 출마가 거론된다.
최 전 비서관은 지난 14일 ‘선거제도의 병립형 퇴행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대학입시 눈치작전 하듯 하지 말고 선거제도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며 지역구 의원들에게 날을 세우며 출마 포석에 나섰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현역의 3선 연임을 허락하지 않았던 선거구, 보궐선거로 입성한 초선의 선거구라는 점을 정치 신인들이 파고든 형국”이라며 “현역의 수성전과 신인들의 도전이 관전 포인트지만 이를 뿌리치고 경선 없이 내리꽂는 무리한 전략 공천이라면 돌발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원주시갑 선거구는 민주당 여준성·원창묵 등 2명의 후보가, 원주시을 선거구는 국민의힘 권이중·안재윤(59) 등 2명의 후보가 각각 예비 후보 등록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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