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제2차 형제의난’…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이 ‘2차 형제의 난’으로 가열 양상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지분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지난 16일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면서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장마감 후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단가를 기존 2만원에서 2만4천원으로 올리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종가(1만5850원) 보다 51% 가량 높은 수준이다. 

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MBK파트너스 측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지지하고 나섰다.

조희경 이사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러한 분쟁을 가져온 최초 원인 제공자는 조현범(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아버지(조 명예회장)의 행보도 본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하지 않은 아버지를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에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동생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의 입장을 지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지분은 42.03%이며, 조양래 명예회장이 최근 취득한 지분 2.72%를 합하면 총 44.75%다.

동생인 조현범 회장과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18.93% 보유하고 있으며, 장녀인 조 이사장의 지분 0.81%, 차녀 조희원 씨의 지분 10.61%를 합하면 30.35%다. 여기에 MBK파트너스가 목표로 하는 주식 20.35%를 더하면 50.7%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20.35%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MBK는 한국앤컴퍼니 조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씨(10.61%) 지분을 합해 49.89%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MBK는 공개매수에 응하는 지분이 20.35%가 되지 않으면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총수 일가는 지난 6월 재산을 해외에 은닉한 혐의로 부과받은 40억 원대 세금 지불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2심도 패소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조양래·조현식 부자는 1990년쯤 스위스의 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 2014년까지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에 개인 또는 부자 공동명의로 총 5개의 계좌를 개설하고 자금을 관리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실시해 두 사람의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세 신고에 누락했다고 판단해 2019년 종합소득세와 가산세를 부과했다.

과세 당국은 조양래 명예회장에게 19억8천여만원, 조현식 고문에게 26억1천여만원 등 총 45억9천여만원을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조 명예회장 부자가 부과했어야 할 종합소득세에 부당과소신고 가산세 40%를 더한 금액이다.

두 사람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부당과소신고 가산세 40%가 아닌 단순 신고 누락의 경우 부과되는 10%의 일반과소신고 가산세를 적용해달라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재판부는 1심 원고 패소을 내린 것에 이어 2심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행정11부(최수환 이은혜 배정현 부장판사)는 6월 21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아들 조현식 고문이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2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고의로 ‘재산 은닉 또는 소득 은폐’를 함으로써 조세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는 등 부정행위를 했다”며 “이 사건 계좌들은 1990년 처음 스위스 은행에 원고 조양래 명의로 첫 계좌가 개설된 이래 2016년 3월까지 4개의 해외은행에 4개의 금융계좌를 추가 개설해 운용하고 20년 넘게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