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은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의 흥행과 관련해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1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로, 정우성은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으로 출연한다.
이날 두 사람은 ‘서울의 봄’의 흥행에 대해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800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에 대해 정우성은 “관객분들이 영화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여기까지 온 게 최고의 경험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고, 김성수 감독은 “기적 같은 일이어서 너무 행복하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이 영화가 나는 너무 좋고 열심히 하는데 이 무거운 얘기와 배드엔딩을 사람들이 좋게 봐줄까 싶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천만 관객 돌파를 기대하냐는 아나운서 강지영의 질문에 정우성은 “지금 매일 배우 정우성의 관객 기록을 깨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감사하고, 물론 천만이 되면 감사하겠고, 요즘은 욕심부려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우성은 극 중에서 자신이 연기한 이태신이 전두광(황정민) 일당으로부터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다는 참담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던 지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우성은 “이태신에 대한 의지를 응원하고 싶었다. 끊임없이 부대를 출동시켜 달라 사정하고, 상황에 대해 위중함을 설명하는 데도 너무 힘든 거다. 연기 방향성도 헷갈렸다. 연기를 끝난 다음에도 공허함에 빠져 내가 연기를 잘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변했다.
특히 바리케이드를 넘는 장면에 대해 정우성은 이틀간 촬영했다고 말하며 “(감독님께서) 이 장면을 다 쓸 게 아닌데 날 지치게 만들려고 하셨다는걸. 진짜로 힘들었다”라고 설명했고,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은 실제로도 이태신과 비슷하다. 정우성의 연기 철학은 배우로서 그 감정에 도달해야지만 연기로 표현할 수 있고 그게 진짜라는 것이다. 그 연기 철학에 부합하기 위해 밀어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을 염두에 두고 ‘서울의 봄’을 썼다. (이태신이) 길을 잃고 헤매고, 고립되는 우성 씨의 모습이 곧 영화 속의 이태신이었기 때문에 나는 흡족했다. (전두광에게) ‘네가 지금은 이겼을지 모르지만, 잘못한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우성은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 ‘아수라'(2016), ‘서울의 봄'(2023)에 이르기까지 협업한 김성수 감독에 대해 “감독님이 제안하면 마음속으로 70~80%는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인연이다. 사실 나의 마음속에 첫 번째 감독님”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극적인 감정보다는 담백한 모습”의 이태신을 감독님께서 주문하셨다는 정우성은 “마지막에 ‘넌 대한민국 군인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자격 없다’라는 얘기할 때 담백하게 내뱉기를 원하셨다. 그때는 감정적으로 변할 만한데 그 감정을 계속해서 끌어내렸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아나운서 강지영은 정우성에게 “‘비트’ 시절을 ‘내 인생의 봄’이라고 발언했던데 지금 계절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정우성은 “지금도 봄이다. 계절은 순환된다. 20대 때 봄날은 그날이 주는 풍요로움이 얼마나 값진지 모르고 지나갔는데 지금은 봄날의 아름다움과 섬세한, 다양함 등을 느끼고 있다”라며 깊이 있는 말을 전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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