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경제사령탑이 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 검증대에 오른다. 최상목 후보자는 거시경제와 금융을 두루 거친 만큼 윤 정부 제2기 경제팀을 이끌 최적임자로 꼽힌다.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에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차기 부총리로서의 역량은 충분하다고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최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겨냥해 철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기재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과 물가 불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우리 경제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한 검증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국회 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물가 안정 기조가 조속히 안착하도록 총력 대응하겠다”며 “단기적으로 유류세 인하, 주요 원자재 관세 인하, 농산물 수급 관리 등을 통해 공급 측 물가 충격을 줄여가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독과점 등의 경쟁 제한적인 요소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에 대해서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후보자는 “반도체·수출 중심 회복세 확대로 다른 나라와 달리 내년에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민생의 어려움이 여전한 만큼 경기 회복세를 확산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부양책은 고물가 상황에서 최근 둔화하고 있는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부동산 관련 각종 정책에 대한 최 후보자의 견해를 묻는 질문도 쏟아질 예정이다. 최 후보자는 “부동산 PF 연착륙을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기능 정상화, 서민 주거안정, 리스크 관리 등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최 후보자가 경제 정책에 정통한 만큼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흠결이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일어난 국정농단 사건의 관계자라는 점을 부각해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에게는 국정농단 사태 당시 미르재단 설립에 관여했다는 치명적인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됐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밑에서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하면서 미르재단 설립 및 출연에 관여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자는 “당시 국정과제 등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사명감과 최선의 판단하에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했고 검찰에서도 참고인 조사에 그쳤다”면서 “다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경험을 계기로 민생 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겸허한 자세로 소신과 원칙에 입각해 더욱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기재부 차관 퇴임 후 기업 사외이사 등으로 일한 최근 5년 새 20억원가량 급증한 재산 증식 과정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 후인 2022년 8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총 38억3684만원이다. 이는 2017년 6월 기재부 1차관 퇴임 후 두 달 뒤 공개된 재산(17억9297만원)보다 20억4386만원 많다. 5년 사이 재산이 2배로 늘어난 셈이다.
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재산 증가액 가운데 상당 부분은 공시지가 상승 등 부동산 평가액”이라며 “그 외에 부부 근로소득, 금융소득, 퇴직소득 등”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최 후보자 등 6인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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