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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세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기술주를 중심으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52주 신고가를 다시 쓴 SK하이닉스(000660)는 21개월 만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넘어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고 연말 양도소득세 대상 편입을 피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은 1조 30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 차익 실현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3.52포인트(1.34%) 오른 2544.18에 장을 마쳐 9월 20일(2559.74)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1.36% 상승한 840.59에 거래를 마감해 9월 27일(841.02)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날은 기관투자가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000억 원, 30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순매수하며 지수 견인의 1등 공신이 됐다. 외국인도 두 시장에서 각각 6200억 원, 1300억 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쓸어 담았다. 반면 개인은 11월 15일(1조 6153억 원), 1월 9일(1조 3951억원)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로 많은 1조 3000억 원 이상을 팔아 치웠다. 개인은 최근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가능성이 사라지자 8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2조 9000억 원가량을 내다 팔았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0.05%)와 보험(-0.19%), 종이·목재(-0.39%)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오름세를 보였다. 의료정밀(2.13%)과 운수창고(1.82%), 유통업(1.81%), 전기·전자(1.71%), 화학(1.60%), 기계(1.55%), 철강·금속(1.42%), 통신업(1.40%) 등은 코스피보다도 수익률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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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는 카카오(035720)(6.68%), 네이버(NAVER(035420)·4.45%) 등 기술 성장주가 눈에 띄는 상승 폭을 보였다. 0.41% 상승 마감한 삼성전자(005930)는 장중 7만 43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포스코퓨처엠(003670)(7.53%)과 삼성SDI(006400)(4.42%), LG에너지솔루션(3.05%),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1.77%),
LG화학(051910)(0.87%) 등 2차전지주도 대부분 올랐다. 현대차(005380)(-0.11%)와 기아(000270)(-0.23%) 등 자동차 종목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43%)는 하락했다.특히 SK하이닉스는 4.19%나 급등하며 시총을 99조 5179억 원까지 불려 LG에너지솔루션(98조 8650억 원)을 제치고 삼성전자(436조 3911억 원)에 이은 2위 기업이 됐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장중 한때 100조 원을 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부터 시총 순위가 줄곧 3위에 머물렀다. 이 기간 SK하이닉스 시총이 LG에너지솔루션보다 많았던 날은 지난해 3월 17일과 18일 2거래일밖에 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이 100조 원을 넘어선 것도 2021년 4월이 마지막이다.
이날 주식시장의 강세는 13일(현지 시간) 미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를 향한 정책 전환 신호를 보인 점이 대형 호재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준이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4.6%로 낮추면서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사상 처음으로 3만 7000선을 돌파했다. 더욱이 이날 국내 증시는 주가지수와 개별 주식의 선물·옵션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을 맞은 만큼 금리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원했던 금리 인상 주기 종료, 내년 금리 인하 횟수 확대, 연착륙 기대가 모두 다 나왔다”며 “우호적인 환율 여건, 시장금리 하락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코스피도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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