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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홀딩스가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단기자금 조달 규모를 늘려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에 따른 결과다. 고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 우세한 만큼, 당분간 CP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오리온홀딩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1일 만기 40일짜리 CP를 4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지난 1일 발행한 300억원을 더하면 이달에만 현재까지 총 700억원을 발행했다. 이날까지 발행한 올해 CP 규모는 총 3470억원으로, 지난해(1630억원)보다 112.9% 증가했다.
신사업 등 투자 활동 증가로 CP를 발행하게 됐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CP가 회사채보다 자금조달에 용이하고, 비용 부담이 적다”며 “CP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사옥 건설비용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 포인트 인상한 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회사채 금리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이 3%대에서 4%대 높아지면서, 회사채 3년물 발행금리(AA- 기준)도 4.0% 초반대에서 4.0% 후반대로 뛰었다.
오리온홀딩스 입장에선 통상적인 자금조달임에도, 이자비용 부담이 적은 CP 발행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일반 회사채의 경우 3~5년 장기적으로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간편식·음료·바이오 등 3대 신사업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간편식 사업의 경우 시장에 안착했지만 음료·바이오 분야에선 장기적으로 추가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음료 사업의 경우 계열사 오리온제주용암수 투자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는 오리온이 지난해 말 하이센스바이오와 협업해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사업을 암 체외진단 키트, 결핵백신,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등으로 지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2026년에 도곡 신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일시적으로 사용해야 할 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앞으로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 등 신규 유망기술을 지속 발굴해 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분야를 다각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달 전략엔 회사 재무건전성이 한 몫 했다. 연결기준 금융수익은 159억원(2022년 9월 말)에서 266억원(2023년 9월 말)으로 67.3%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단기금융예치금이 2383억원에서 7343억원으로 급증한 덕분이다. 이자비용이 올 9월 누적 54억원에서 4배로 늘어난 216억원으로 급증해도 감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324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은 21.9%에 불과하다.
오리온홀딩스는 재무건전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현재의 고금리가 이어질 경우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금조달에 나서겠지만 CP도 하나의 선택지”라면서도 “현재 재무건전성은 좋은 상황이어서 (이자비용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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