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치솟던 시장금리가 다시 하락세로 들어서자 5대 은행에서 4%대 정기예금이 사라졌다. 주요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은행채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이날 기준 정기예금(단리·1년 만기)의 최고금리는 3.50%∼3.90%다.
구체적으로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KB국민은행의 ‘KB 스타(Star) 정기예금’이 각각 3.90%였다.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은 3.85%, 우리은행 ‘원(WON)플러스예금’은 3.80%다. 이 상품들의 지난달 취급 평균 금리는 4%대였다.
현재는 DGB대구은행, SC제일은행, Sh수협은행 등의 일부 상품만이 연 4%대 예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연 4.143% 수준이었던 은행채 1년물 (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2일 3.897%까지 하락했다. 통상 예금금리는 은행채 1년물 금리에 연동된다.
게다가 은행권이 높은 예금금리를 부담하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만기 도래 예금 고객을 재유치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을 우려해 당국이 지난 10월부터 만기 물량의 125%로 제한한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조달 비용에 해당하는 수신금리가 내리면서 대출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66%~5.98%로 지난달 중순 4.03%~6.44% 대비 상·하단 모두 하락했다.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 역시 지난달 13일 4.489%에서 지난 12일 4.036%로 내렸다.
다만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멈추면 가계부채 총량이 커질 수 있어 은행권이 자체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며 잔액을 관리하고 있다”며 “당분간 주택 분양에 필수적인 잔금 대출 등을 중점적으로 취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