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 반란이 일어난 지 44년이 되는 12일, 부산 지역 대학교 곳곳에 ‘서울의 봄’과 관련한 대자보가 게시됐다.
“독재 역사 잊지 말자는 교훈…아직 봄 찾아오지 않아”
13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전날 부산대학교에는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의 학과와 실명을 내건 A씨는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며 분노와 슬픔, 답답함 등 여러 감정이 들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A씨는 “신군부라는 자들이 하나회라는 사조직을 동원해 권력을 찬탈하려는 그 권력욕에 분노스러웠다”며 “이런 자들이 청와대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차지했다는 것이 얼마나 치욕스럽고 분노스러운 역사일까요”라고 적었다.
그는 “그렇다면 지금은 봄이 왔을까요? 군사 독재를 한 전두환, 그리고 검찰 독재를 하는 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위하는 모습이 닮았다”며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이어 “강제 동원 피해자가 아닌 일본의 입장에서 판단하며 일본이 원하는 것은 다 해주는 대통령. 국민을 위한 예산은 깎지만 해외 순방을 위한 예산은 펑펑 쓰는 대통령”이라며 “자신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는 탄압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은 전부 거부하는 모습이 독재가 아니면 무엇일까요”라고 주장했다.
A씨는 “독재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것이 영화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찾아오지 않은 그 봄을 되찾는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불의한 권력 또다시 반복돼” 주장
이날 부경대학교에도 ‘실패하면 반역, 승리하면 혁명이라고요?’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역시 자신의 학과와 실명을 내건 B씨는 “하나회를 중심으로 모인 불의한 권력들이 하나둘 모여 자신들의 반역 행위를 혁명이라고 포장하고 그에 걸림돌이 되면 반역자로 삼는 전두광(극중 전두환)의 모습을 보며 2023년 현재를 살펴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며 터질 듯한 분노와 함께 가슴 한쪽에 답답함이 느껴진 이유는 이렇듯 그때의 불의한 권력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현실 때문일 것”이라며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역사를 기억합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부경대의 대자보는 이날 정오께 학교 규정상 ‘인가받지 않은 게시물’로 분류돼 대학 관리부에 의해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봄’ 흥행…안민석 “천만 돌파하면 尹 지지율 무너져”
1979년 12월 12일 ‘하나회’를 주축으로 한 신군부 세력의 군사 반란 당시 9시간을 담은 영화 ‘서울의 봄’은 개봉 20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1000만 관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의 봄이 저절로 오지 않았음을 똑똑히 기억하겠다.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도록, 사적 욕망의 권력 카르텔이 국민의 삶을 위협하지 않도록 비극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겠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은 ‘서울의 봄’ 흥행에 대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가 무너지고 20%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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