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유아인(37·엄홍식)이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만 인정했다. 약 30분 만에 끝난 이번 재판에서 그가 인정한 건 대마 흡연 혐의 딱 하나였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1부(부장판사 박정길·박정제·지귀연)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아인과 지인이자 미술작가 최모(32)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나타난 유아인은 취재진 앞에서 “그동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하면서 할 수 있는 소명들을 해나가겠다”며 “저로 인해 크게 실망하시고 큰 피해를 보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재판은 약 30분간 진행됐는데, 유아인과 최씨는 법정 진술을 하지 않았다. 유아인 측 변호사는 “대마 흡연은 인정한다”면서도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부분이 상당히 있다. 사실관계나 법리에 있어서 깊이 있게 검토할 부분이 다수 있어 증거 기록을 충분히 검토한 후 진실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재판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유아인은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공소사실에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당초 1차 공판은 지난달 14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 측이 변호인단 추가 선임서와 함께 기일 변경을 신청하면서 이날로 변경됐다. 기일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열람등사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아직까지도 자료를 다 전해 받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4명의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해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앞서 유아인은 지난 10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유아인이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지난해 8월까지 44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유아인이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정황 등을 추가로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전부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유아인에 대해 “대마 흡연 범행은 인정하고 있고, 관련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됐다”며 “김모 씨에게 대마 흡연을 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있지만, 교사에 이르는 정도인지에 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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