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상습 투약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첫 재판에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유아인은 검은색 정장에 코트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재판에 앞서 “그동안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하면서 할 수 있는 소명들 해나가도록 하겠다. 특히 저로 인해 크게 실망하시고 많은 피해를 보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죄송하다”는 한마디를 남긴 채 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유아인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지인 최모 씨와 각각 따로 법정에 입장했다.
당초 지난달 14일로 예정됐던 유아인의 첫 공판은 그가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연기됐다. 유아인은 미뤄진 재판 기간에 4명의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해 모두 8명에 달하는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이날 재판에서 유아인은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배우입니다”라는 답변을 한 뒤 내내 침묵을 지켰다.
유아인 변호인은 “원론적인 입장에서 대마 흡연은 인정한다”면서도 “프로포폴 관련 공소사실은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부분이 다소 있어 사실관계와 법리를 깊이 있게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마 흡연 교사·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다툼의 취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아인 역시 재판을 마친 뒤 “공소사실에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 과정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181차례에 걸쳐 상습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가 투약한 것으로 확인된 의료용 마약류는 4종에 이른다.
또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포함됐다. 지난 1월에는 공범인 지인 최모(32) 씨 등 4명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유아인의 다음 공판 기일은 내년 1월 23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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