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기 인사 이후 잇단 전략회의…내년 성장 동력 모색
삼성 ‘반도체 리부트’ ‘AI폰’ 등 실적 개선 위한 전략 논의
LG ‘글로벌 영업 전략’ 및 가전·TV·전장 외 신성장동력 계획 수립
‘안정 속 변화’ 인사에 방점을 둔 삼성과 LG가 새해 경영 구상에 돌입한다. 새롭게 꾸려진 경영진을 중심으로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내년 전략을 한층 구체화할 전망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4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동력 방안과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올해의 경우 14일에는 온라인으로 전사와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15일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가 각각 회의를 진행한다. 19일에는 오프라인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회의를 한다. DX 부문은 200여명, DS 부문은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연말 인사에서 유임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이 기간 각각 회의를 주관한다. DX, DS 부문은 통상 개별적으로 회의를 열고 시장 환경 점검과 전략을 논의해왔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이 합쳐진 DX부문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부진의 늪에 빠진 가전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의 3분기 누계 VD(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사업부 영업이익은 1조31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1조4100억원) 수준을 밑돌았다. 경쟁사 LG전자 영업이익의 반토막 수준이다.
내년에도 가전·TV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은 시황을 잘 타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을 전략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사장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 관심이다.
삼성은 주력 제품인 Neo QLED와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뿐 아니라 올해 다시 출시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LCD(액정표시장치), OLED 등의 패널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서는 중국 CSOT, 대만 AUO, 한국 LG디스플레이 등 협력사와의 긴밀한 관계도 요구되는 만큼 이에 전략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바일 부문의 경우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4 시리즈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반도체(DS 부문)가 미끄러지는 대신 S23 시리즈·Z시리즈 등의 호조로 선방한 모바일은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한 내년 전략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삼성이’AI 스마트폰’, ‘AI폰’ 상표를 등록하면서 첫 삼성 AI폰에 대한 궁금증이 배가된 상황이다. AI폰 경쟁에서 한 발 앞선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갤럭시 판매 증대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 사업부터 흑자전환하는 등 서서히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인공지능) 시장 개화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내년 삼성 D램 수익 개선은 뚜렷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팽창하는 AI향 시장을 정조준해 삼성은 HBM3, HBM3e 투자·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D램에 비해 이익 개선이 느린 낸드 정상화 전략도 논의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나 여전히 재고가 상당하고, 수요도 부진한 만큼 삼성은 당분간 적자폭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영업손실률이 -100%를 넘어서는 솔리다임 등 한계 수준의 기업들은 내년 상반기 가파른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시스템 반도체 개발 사업을 맡는 시스템LSI 사업 정상화도 시급한 과제다. 삼성전자는 성능을 개선한 자체 AP(앱 프로세서) 엑시노스 2400을 갤럭시 신제품에 탑재할 예정으로, 이번 탑재를 계기로 점유율 반등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작년 삼성전자의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은 7%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에서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통한 초미세 공정 경쟁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은 GAA 기반 3nm 1세대(SF3E)를 양산중이며 2025년부터는 모바일향부터 2nm 공정(SF2)을 양산하겠다고 했다.
LG전자 역시 오는 15일 조주완 사장 주관으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가진다. 장소는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로 알려졌다. 이날 LG전자 본사와 각 사업본부 경영진, 해외 지역대표, 법인장 등을 포함해 약 300여명의 임원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연말 조직개편에서 CEO 직속의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하고 사업본부 단위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 해외영업본부는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한 윤태봉 부사장이 이끈다. LG전자는 해외영업본부를 통해 글로벌 영업 시장에서의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에 맞춰 내년도 사업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H&A(가전)사업본부는 생활가전 부문은 물론, B2B 사업의 핵심인 HVAC(냉난방공조)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방안 마련이 예상된다. HE(TV)사업본부의 경우 콘텐츠/서비스 사업 확대를 가속화하는 한편 차세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XR(확장현실) 시장 맞춤형 제품 개발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이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LG전자 사업 중심인 가전·TV를 위협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VS(전장)사업본부의 수주 및 매출 전략도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의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본부 직속 글로벌고객전략담당을 신설한 바 있다.
신성장동력인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사업, 메타버스 영역에서도 성과 창출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3대 성장동력을 앞세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LG전자는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 투자 25조원 이상, 설비 투자 17조원 이상, 전략투자 7조원 등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