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부분 4.5~5% 취급
코픽스 상승…변동형 금리 뛸까
국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3%대까지 내려앉았다. 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감에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은행들은 가산금리도 올리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덕에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에도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지만, 실제로 시중은행에서 4% 아래 이자율로 주담대를 받긴 쉽지 않은 현실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차주들이 적용받는 주담대 금리는 최저 금리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기준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76~5.67%로 지난달 1일(4.39~6.39%)보다 최대 0.72%포인트(p)가 낮아졌다. 신한은행만 제외하고 나머지 4곳에서 3%대로 주담대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주담대 금리 구간별 취급비중(분할상환방식)은 4.5~5% 미만이 우세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경우 농협을 제외하고 나머지 4곳이 4.5~5% 비중이 85.70~93.00%를 기록했다. 신규 차주들 대부분이 4% 후반대 금리로 주담대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농협의 경우 4~4.5% 미만이 43.40%, 4.5~5% 미만이 39.10% 비중으로 집계됐다. 국내 19개 은행으로 범위를 넓히면 4~4.5% 미만의 주담대 취급 비중은 11~93%를 차지했다. 평균금리는 4.37~5.34%였다.
한 달간의 시차가 있지만 주담대 취급비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 주담대 최저 금리는 신용 1~3등급, 우대금리를 적용할 때 받을 수 있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모든 우대금리 혜택을 받기는 결코 쉽지 않다.
A 시중은행의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주담대 상품을 살펴보면, 최대 1.2% 금리를 우대해준다. 이중 실적 연동 우대금리가 0.8%p, 추가 우대금리가 0.4%p인데,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급여통장 변경 ▲카드 실적 ▲퇴직연금 가입 등은 무난한 조건이지만, 중개업소에서 번거롭다고 기피하는 ▲부동산 전자계약(0.2%)이나 ▲서울시 모범 납세자(0.5%) 등록 등의 조건은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기존 주담대 차주라면 금리 인하를 체감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하다. 변동형 주담대의 경우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반영되는데, 최근 코픽스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따라간다.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7%로 전월(3.82%) 대비 0.15%p 상승했다. 2개월 연속 증가로 연중 최고치다. 은행권 정기예금과 은행채 금리 오름세가 코픽스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1월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코픽스도 하락이 예상되지만 변동형 주담대에는 시차를 두고 후반영된다.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최저 금리는 신용등급 1등급에 모든 우대금리를 충족했을때 받을 수 있어 실제 차주들이 받는 금리와 다를 수 있다”면서도 “주담대 금리가 하락세인만큼 3%금리 취급 비중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주담대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690조3856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3737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과 전세대출이 줄었으나 주담대가 한 달간 5조원 가까이 폭증한 결과다. 주담대가 4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3년만이다.
다만 은행권은 주담대 증가폭 5조원 중 4조5000억원 가량이 정책자금으로 집행됐다고 보고 있다. 은행 자체적으로 집행한 주담대는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가는 중으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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