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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다”…ABS 도입에 심판도 두팔 벌려 환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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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 심판위원장./이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이천 김건호 기자] ”심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다.”

KBO리그는 다음 시즌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 피치클락과 자동 볼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 ABS) 시스템을 도입한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정교하며 일관성 있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기 위한 결정이다.

ABS는 퓨처스리그에서 테스트 과정을 거쳤고 2024시즌부터 전 세계 최초로 1군 경기에서 ABS를 도입하게 됐다.

발표 당시 KBO는 ”ABS를 KBO리그에 도입하면 모든 투수와 타자가 동일한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해진다. KBO는 축적된 ABS 시스템과 가장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선정 작업 등을 정교하게 진행해 2024시즌 시범경기부터 도입할 예정”이라며 “도입 예정 시기를 2024시즌부터로 계획함에 따라 새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 운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의 안정화 및 고도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빠른 적응을 위한 설명회 개최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는 만큼 KBO리그 심판위원회도 구슬땀을 흘리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KBO 심판위원회는 4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두산 베어스 2군 시설 베어스파크에서 1차 동계훈련을 진행했다.

피치클락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이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이번 중점 동계훈련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한 것은 피치클락 적응과 ABS 테스트다. 7일 KBO는 미디어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먼저 피치클락에 훈련에 나섰다. 이번 시즌부터 메이저리그가 도입한 시간 그대로 세팅한 뒤 훈련을 진행했다. 타자는 8초 안에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하며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 때 20초 안에 투구를 완료해야 한다. 이외에도 견제 횟수 제한, 타석 준비 완료 시간, 공 교체 시간 등을 점검했다.

이어 ABS 훈련을 진행했다. 현재 ABS는 카메라 4대를 사용한다. 공의 위치를 추적하는 카메라 3대가 베어스파크 기준으로 각각 1루와 3루 내야에 한 대씩 그리고 외야 중앙 전광판에 하나가 설치돼 있다. 이어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있다. 카메라 3대가 스트라이크존 영역 안에 들어오는 공만 감지하고 프레임별로 확인한다. 미리 설정한 존 안에 공이 들어오면 스트라이크로 인정한다. 스트라이크와 볼 모두 소리가 나지만, 차이가 있다. 심판이 무전기를 통해 그 소리를 듣고 곧바로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린다. 포수가 포구한 뒤 심판이 콜을 내리는 데까지 딜레이는 없다.

현재 ABS 시스템은 더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6일에는 홈플레이트 중간 부분과 끝부분을 모두 거쳐야 스트라이크로 인정하는 설정으로 진행하니 뚝 떨어지는 공들이 스트라이크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어 7일에는 홈플레이트 중간 부분과 타석의 가장 뒤쪽 선으로 설정해 진행했다.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친 뒤 완벽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선수에 따라 다른 스트라이크존이 설정된다. 기본적인 스트라이크존 높낮이는 무릎의 아랫부분 그리고 어깨의 윗부분과 바지의 윗부분의 중간점 그사이다. 가로는 홈플레이트의 넓이만큼이다. 선수의 신장, 타격폼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선수마다 각자의 평균값을 매겨 데이터를 입력해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한다. 이날 훈련은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스트라이크존으로 진행됐다.

ABS 시스템 적응 훈련 중인 심판위원들./이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이날 훈련에 참가한 유덕형 심판위원은 ”퓨처스리그부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듣는 것이나 타이밍, 콜하는 것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나 어색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하는 것과 ABS의 차이점에 대해 ”모두가 생각하는 스트라이크는 상관없지만, 보더라인 끝 선들 같은 공들, 애매한 공들은 사람과 로봇이 다르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1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상무와의 연습경기를 진행한 카넥스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은 ABS를 경험해 봤다. 당시 선수들은 스트라이크존이 좌우로 좁아진 느낌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

유덕형 심판위원은 ”ABS는 정확하게 선을 정해 놓고 그곳을 통과해야만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사람의 눈으로 볼 때 걸쳐서 들어오는 듯한 공도 기계는 칼 같이 보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좁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ABS 시스템 적응 훈련 중인 심판위원들, 오른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다./이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허운 심판위원장은 ”심판들도 처음에는 피치클락에 대해 어색함을 느꼈지만, 훈련을 진행하며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그림이 그려졌다”며 ”현재 메이저리그 규정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나라에 맞는 시간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언제까지 결정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지만, 하루빨리 해줘야 선수들과 코치진도 그것에 맞춰서 훈련한다. 우리는 최대한 빨리 규정을 정해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BS에 대해 ”ABS는 기계가 소리로 알려준다. 오늘은 스트라이크는 ’삐~’, 볼은 ’삐’로 소리가 나왔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만원 관중이 들어찬 곳에서 중요한 순간에 심판이 콜을 잘 못 들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을 익히며 판정을 잘 못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심판이 소리에만 집중할 수 없다. 피치클락, 보크, 파울팁, 타격 방해 등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리 듣는 것을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ABS가 잘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판정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ABS가 잘 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심을 맡기 전날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ABS가 잘 도입돼 심판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ABS 시스템 적응 훈련 중인 심판위원들./이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ABS가 고장 나거나 오류가 발생했을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신호를 안 줬을 때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만약, 컴퓨터에는 찍혔지만, 소리만 안 들린 것이라면 판독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주심에게 따로 신호를 주든가 타임을 외친 뒤 직접 확인을 한다든지, 우리의 룰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과정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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