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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86만 실→13만 실…비아파트發 공급 대란 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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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86만 실→13만 실…비아파트發 공급 대란 우려 커진다
6일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주관으로 ‘청년 등 독신가구용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도심 1~2인 가구의 주거 안정에 기여해온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준주택의 공급이 급감하는 가운데 취득세, 양도세 등 불합리한 관련 세제를 서둘러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동산개발협회와 주택건설협회는 이같은 내용을 전날 국토교통부에 공동 건의했다. 특히 박상우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비(非)아파트를 늘려 소규모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이 주목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의원 주관으로 개최한 ‘청년 등 독신가구용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공급이 너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세제와 건축기준 등을 하루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피스텔은 주택법 규제를 받는 다가구 빌라·도시형생활주택 등과 달리 일반업무시설에 해당한다. 전체의 70~80%가 주거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준주택’으로도 분류되지만, 건축법의 적용을 받아 주택에 주어지는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없다. 취득 시 일반 건축물로 간주돼 4.6%의 지방세가 부과되고, 이후 주택을 매수할 경우 기존 보유한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간주돼 취득세를 중과한다.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할 때도 주택 수에 합산되며, 매각할 때도 역시 주택 수에 합산돼 양도세를 중과한다.

전날 부동산개발협회와 주택건설협회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과세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국토부에 공동 건의했다. 30㎡ 이하 소형주택(오피스텔은 39㎡ 이하)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취득세 중과 등 과도한 세제 부담을 정상화해달라는 취지다. 부동산개발협회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대부분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주택처럼 취급되고 있다”며 “그러나 다주택 규제를 다 받으면서 부가가치세나 취득세 등에서는 일반건축물로 취급돼 세금을 과도하게 납부하는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고 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2020년 이후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오피스텔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수요는 크게 줄었다. 지어도 팔리지 않는 오피스텔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자 공급도 급감했다. 주산연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약 11만 실이 공급되며 최고치를 찍은 오피스텔은 △2020년 86만 실 △2021년 76만4000실 △2022년 52만 실 △2023년 1~9월 12만8000실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이지현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주거용 오피스텔은 매매차익보다는 은퇴·노후준비 등을 위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주 목적인데 매매가격의 변동폭이 큰 아파트보다 더 불리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특히 전·월세를 통해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것은 대부분 청년 등 1인 가구인 만큼 향후 주택시장이 회복된 이후 공급 부족이 누적된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의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12·21대책을 필두로 규제를 거듭 완화하고 있지만 ‘아파트’만 중심으로 한 대책들이라는 점에서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 부연구위원은 “주거용 오피스텔 세제를 정상화하고, 주택과 같이 오피스텔 대피공간의 바닥면적을 산입에서 제외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오피스텔 사업장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기준을 완화해 자금 조달 통로를 넓히고,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포함하는 등 수요 진작책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86만 실→13만 실…비아파트發 공급 대란 우려 커진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소형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남영우 한국주택학회 부회장은 “이번 빌라 전세사기 사태에서 보듯 개인 간 임대차 계약은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청년이나 고령층 등 주거취약계층의 경우 법인화된 임대사업자가 늘어나야 안정적인 임대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임대사업자를 양성하는 제도가 계속 변경되거나 축소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진 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지난 10년 간 누적 준공 물량을 보면 오피스텔은 55만 실, 같은 규모 주택은 55만 8000호로 거의 동일하다”며 “임대차시장에서 지대한 기여를 해온 오피스텔 공급이 공사비와 자금 조달 이슈로 거의 끊기면서 2~3년 후 주거안정 기반이 흔들릴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최창규 한양대 교수도 “전세계적으로 국민이 집을 소유하는 비중은 50~60% 수준”이라며 “이제까지 부동산은 소유 중심의 정책이었는데 소유와 임대를 같이 생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9·26 대책을 통해 비아파트의 자금 지원을 늘리는 등 공급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우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 사무관은 “아직 대책 나온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규제 완화나 대책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정상화와 공급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파트 위주의 공급 대책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도 귀담아 듣겠다”고 말했다.

주거 형태가 생애 주기별로 달라지는 것을 감안해 탄력적인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종대 주산연 대표는 “오피스텔 수요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세금 규제”라며 “특히 60세 이상의 경우 거주하는 집 한 채에 임대수익을 위해 오피스텔을 보유한 경우가 많은데 노후 대비를 위해서라도 일부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장 역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노령화가 빨라지는 등 인구구조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재산 대부분을 쏟아 부은 아파트를 은퇴 후 팔아 소형 평수 집으로 옮기고, 남는 돈으로는 오피스텔을 몇 채 사서 월 소득을 올리는 등 주거가 생애주기별로 순환될 수 있도록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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