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방송가에는 다시 사극 열풍이 불고 있다. 배우 이하늬, 조정석, 신세경, 임지연 등이 사극 장르로 돌아오는 것. 사극 열풍이 다시 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MBC ‘연인’부터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조선 변호사’, tvN ‘환혼: 빛과 그림자’, ‘구미호뎐1938’, SBS ‘꽃선비 열애사’, KBS ‘고려 거란 전쟁’, ‘혼례대첩’, ENA ‘낮에 뜨는 달’까지. 나열된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장르가 ‘사극’이라는 점이다. 올해 방송하고, 방영 중인 사극 드라마는 총 10편이다.
그중 방영 중인 드라마 포함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긴 작품은 ‘연인’ 뿐이다. ‘고려 거란 전쟁’과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 상황. 지난해 역시 ‘슈룹’, ‘붉은 단심’, ‘청춘월담’,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이 방송됐다. 또한 ‘옷소매 붉은 끝동’, ‘연모’ 등도 국내를 넘어 넷플릭스 동시 방영으로 글로벌 인기를 끌었다.
작품마다 시청률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났지만, 계속해서 사극 드라마가 등장했다. 이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과거 많은 사극 드라마가 시청자와 만났다. 한 관계자는 “해마다 사극이 조금씩 가미 돼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등이 포함된 드라마가 등장했다. 로맨스가 특화된 틈에 적절히 ‘고려 거란 전쟁’과 같은 정통 사극이 부활했고,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이 뒷받침돼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극 드라마는 고정 시청자층이 형성된 장르이기도 하다. 방송사 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거 시청률이 높았던 사극 드라마를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는 클립을 올리기도. 물론 고정 시청자층으로 인해 열풍이 분 건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도 사극 장르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견인했던 적이 많다. 근래에 방송된 웰메이드 작품 중 사극 콘텐츠 두각을 보여 대중의 이목이 쏠린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역대 최고 시청률 TOP 5안에 사극 장르인 ‘허준’이 포함됐다. 역대 최고 시청률 1위는 ‘첫사랑'(65.8%)이다. 뒤를 이어 ‘사랑이 뭐길래'(64.9%), ‘모래시계'(64.5%), ‘허준'(63.7%), ‘젊은이의 양지'(62.7%) 순이었다. 우리나라 역대 사극 드라마 시청률 순위도 촘촘하다. 1위는 ‘허준’, 2위는 ‘태조왕건(60.2%), 3위는 ‘대장금(57.8%), 4위는 ‘주몽'(51.9%), 5위는 ‘여인천하'(49.9%)였다. 이 외에도 ‘용의 눈물'(49.6%), ‘선덕여왕'(44%), ‘왕과 비'(44.3%), ‘장희빈(42.9%), ‘해를 품은 달'(42.2%)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에도 사극 드라마가 찾아온다. 이하늬 주연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 조정석-신세경 주연 tvN 토일드라마 ‘세작’, 박지훈 주연 KBS2 월화드라마 ‘환상연가’ 내년 1월 경쟁을 펼친다. MBC, tvN, KBS는 청룡의 해를 여는 1월부터 사극 드라마라는 카드를 꺼낸 셈. 세 작품의 장르 큰 틀은 사극이다. 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코미디 액션, 멜로, 판타지로 나뉜다.
내년 1월 12일 첫 방송하는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역)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 역)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이어 1월 21일 연속 방송하는 ‘세작’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마음은 비천한 임금 이인(조정석 역)과 그에게 복수를 꿈꿨으나 빠져들게 된 강희수(신세경 역)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 멜로 사극. ‘환상연가’는 방영 중인 ‘혼례대첩’ 후속작으로 첫 방송 날짜는 미정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환상연가’는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풋풋한 사랑과 지독한 집착을 넘나드는 판타지 사극이다.
2024년 tvN과 티빙을 통해 드라마 ‘원경(元敬)’이 공개될 예정. 차주영, 이현욱 캐스팅을 확정 지은 ‘원경(元敬)’은 조선 초기,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남편 이방원을 제3대왕으로 만든 킹메이커이자 그와 함께 권력을 쟁취한 왕권 공동 창업자인 원경왕후의 불꽃 같은 인생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종서, 김무열, 지창욱, 정유미, 이수혁 등이 출연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추격 액션 사극.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이 심화하면서 현대극과는 다른 사극의 장르적 매력과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라면서 “사극은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할 수 있고, 미스터리, 로맨스, 판타지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해 외연을 폭넓게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정 시청층에 더해 다양한 시청자 유입이 가능하다. ‘연모’,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을 통해 글로벌 OTT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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