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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하이→3번의 태극마크→성적 추락’ 10kg 쏙 빠졌다 ‘마음고생’, 그런데 정신적 지주와 작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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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최지훈./마이데일리

SSG 랜더스 최지훈./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SSG 랜더스 최지훈은 유독 올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성적이 떨어졌고, 여기에 정신적 지주 김강민과 작별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광주제일고, 동국대를 졸업한 최지훈은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해 프로 무대를 밟았다. 프로 데뷔 3년차이던 지난 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173안타 10홈런 61타점 93득점 31도루 OPS 0.78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첫 3할 타율 및 두자릿 수 홈런을 달성한 것이다.

또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전 경기(6경기) 출전했으며 타율 0.227 5안타 1홈런 2타점 4득점 OPS 0.625를 기록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리그 우승 및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시절 최지훈./게티이미지코리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시절 최지훈./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러한 활약은 대표팀 승선으로 이어졌다. 최지훈은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되며 생애 첫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최지만의 대체 선수로 발탁돼 WBC 본선 1라운드 3경기에 나왔다. 타율 0.667 기록은 2안타 1타점 4득점 OPS 1.467이었다.

올 시즌에도 SSG의 주전 중견수는 최지훈이었다. WBC 출전 여파였을까. 4월 타율 0.352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5월(0.217)부터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7월에만 타율 0.182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8월 들어 반등하더니 9월 타율 0.317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야수 최고참으로 태극마크를 단 최지훈은 6경기에 나와 타율 0.524 11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OPS 1.209로 맹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124안타 2홈런 30타점 65득점 타율 0.268 OPS 0.672라는 성적을 남긴 최지훈은 곧바로 팀의 가을야구를 소화해야 했다.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타율 0.200(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시즌 종료 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에 차출돼 올 시즌 세 번째 태극마크를 달았다. 조별리그 3경기에선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일본과의 결승전 두 번째 타석에서 대회 첫 안타를 신고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아쉽게 한국은 일본에게 패해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렇게 최지훈은 WBC부터 시작해 KBO리그, 아시안게임, APBC까지 길고 긴 한 시즌을 보냈다.

SSG 랜더스 최지훈./마이데일리

SSG 랜더스 최지훈./마이데일리

최근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만난 최지훈은 “원래 저한테 고생했다는 말을 잘 안 한다. 그런데 올해는 고생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렇게 심경에 변화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한 팬이 준 책 때문이었다.

최지훈은 “아마 APBC 출국 전에 받은 것 같다. 팬분이 책을 한 권 선물해주셨다. 이 책이 올해 나한테 정말 와닿는 책이었다. 일본 숙소에서도 읽고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도 읽었다”면서 “어떻게 보면 내가, 우리가 하는 일 자체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좀 힘든 직업이지 않나. 그날 그날 결과가 나오고, 어떻게 보면 성적표를 매일 받는 거다. 오늘 안타를 몇 개 쳤고, 실수를 몇 개를 했고, 이런 것들을 1년에 144번 받는 거니 칭찬보다는 내 자신을 질책하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다독여주고, 자존감이 떨어진 나로 하여금 일으키게 해줬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시즌을 치르고 바로 아듬해인 올해 성적이 너무 떨어진 것이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다고.

최지훈은 “시즌 초랑 비교했을 때 몸무게도 10kg이나 빠졌다. 한 번 떨어진 체력을 올리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괜히 혼자 죄 지은 것처럼 눈치 보고, 주눅 들어있었다. 한 해 확 잘하고 그 다음 해 성적이 떨어지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돌아보며 “이 책에서는 하루 쯤은 ‘너는 대단한 사람이야. 너는 좋은 사람이야. 너는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자신에게 말해 줄 수 있는 그런 말들이 되게 많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지금은 많이 회복이 됐다”고 밝혔다.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내고 내년 시즌 준비에 전념할 생각이다. 그런데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정신적인 지주 김강민이 2차 드래프트로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게 된 것이다. 최지훈은 김강민의 후계자로, 김강민의 별명 ’짐승’을 따 ’아기 짐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최지훈은 “너무 놀랐다. 강민 선배님이 ‘형 없어도 잘해라. 잘 할 수 있지? 잘 할 수 있을거야. 형 밀어내고 여기서 시합 뛰고 있는 거니까’라고 말해주셨다. 정말 좋은 말인데,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슬퍼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선배님이 정말 오래 오래 잘 하셨으면 좋겠다. 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거다. ‘김강민’ 하면 한화보다는 SK, SSG 선수였던 걸 더 많이 기억하실거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가셨지만 김강민 다운 모습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내년 인천에서 인사하실 때 정말 뭉클할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인터뷰를 마쳤다.

SSG 랜더스 최지훈./마이데일리

SSG 랜더스 김강민(오른쪽)./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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