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해리 매과이어(맨유)가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매과이어는 23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에 “가나 국회의원 이삭 아동고의 사과를 받아줬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만나자”면서 밝게 웃는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이를 본 수많은 팬들이 “매과이어의 넓은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게 이걸 용서해주지?”, “메시 다음 GOAT는 매과이어”라며 찬양했다.
뜬금없는 인연이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매과이어가 아프리카 가나의 국회의원 이삭 아동고와 어떤 관계이길래 SNS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받아줬다고 밝혔을까.
아동고 국회의원은 지난 2022년 12월 가나 국회에서 예산 집행 회의를 하다가 매과이어를 언급했다. 그는 “가나 부통령 마흐마두 바우미아와 매과이어 모두 형편없다. 둘 다 일을 정말 못한다”면서 “가나 정세는 매과이어가 맨유에서 자책골을 넣듯이 엉망진창이다”라고 말했다.
아동고 국회의원 주변에 있던 다른 의원들이 처음에는 그의 말에 집중해서 듣다가 곧바로 ‘웃음 참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진중한 분위기의 국회에서 매과이어 자책골을 비유했기 때문이다. 아동고 의원의 말이 계속 이어지자 다른 의원들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했다.
해당 영상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당시 매과이어가 극도로 부진할 때여서 매과이어 조롱하는 밈(짤)으로 활용됐다. 자연스레 매과이어도 아동고 의원의 발언을 접했다. 기분이 상했을 법도 하지만 매과이어는 쿨하게 넘겼다.
아동고 의원은 최근 열린 2024 예산안 심의원회에서 다시 매과이어를 언급했다. 그는 “매과이어는 이제 맨유에서 핵심 선수다. 골도 잘 넣는다. 터닝포인트를 돌아 발전하고 있다”는 말을 하며 가나 국회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당신들도 매과이어처럼 일을 똑바로 하라는 뜻이었다.
매과이어는 지난 2019년 여름 레스터 시티를 떠나 맨유로 이적한 중앙 수비수다. 당시 수비수 역대 최고 몸값이던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의 몸값을 경신했다. 맨유가 매과이어 영입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8천만 파운드(약 1300억 원)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6년이다.
매과이어는 “맨유라는 위대한 클럽에 입단해서 정말 기쁘다. 맨유의 제안을 받고 바로 이적을 결심했다. 새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시즌을 열어보겠다”고 밝혔다. 당시 맨유 감독이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는 “매과이어는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이라며 환영했다.
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매과이어는 최후방에서 자주 잔실수를 범했다. 상대 공격수에게 허무하게 공을 빼앗겨 실점 빌미를 제공하곤 했다. 종종 자책골까지 넣었다. 맨유 팬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가 올 시즌 들어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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