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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의 베테랑 선수들을 잃었다. 졸지에 팀을 떠나게 된 최주환과 김강민을 두고 팀 내 반발 기류가 포착된다.
SSG는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최주환과 김강민 등을 포함하지 않았고 이들은 지난 22일 비공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각각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았다.
무엇보다 선수단을 동요시킨 일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올해까지 23년간 한 팀에서만 뛰어온 김강민에 대한 예우 논란이다. 김강민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에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8순위로 입단해 올해까지 인천에서만 뛰었다. 그는 과거 SK 왕조의 중추적인 인물이었다.
이런 김강민이 2차 드래프트 지명 대상 선수로 나왔고 한화는 정당하게 지명권을 써서 김강민을 영입했다. 한화는 김강민이 팀이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해서 지명을 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SSG 선수로 은퇴를 고려하던 김강민으로서는 뜻밖의 상황에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 SSG 측은 팀의 선수 육성 기조에 따라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어서 은퇴를 논의하던 김강민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수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SSG 베테랑 좌완투수 김광현은 김강민과 포옹하는 사진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며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며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가요 형. 아 오늘은 진짜 춥네”라고 적었다.
간판타자 한유섬도 ‘이게 맞는 건가요?’, ‘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갈게요’라는 문구와 함께 김강민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냈다.
결국은 팀을 위해 오래도록 뛴 베테랑에 대한 예우 문제다. 선수들은 언젠가 자신도 노장이 된다는 걸 알고 있고 노장이 팀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노장의 초라한 말로는 선수들에게 안 좋은 학습효과를 남기고 결국 팀 캐미스트리(화합)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베테랑의 가치는 단순 성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결국 이런 부분에서 SSG의 실책이 드러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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