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영국과 우주산업, 공급망,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주요 분야에서 전방위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2일 영국 미셀 도넬란 과학혁신기술부(DSIT) 장관과 △한-영 디지털파트너십 △우주협력 양해각서(MOU) △과학혁신기술 이행약정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통신공급망 다변화, 글로벌 디지털 규범 등 11대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방안을 도출했다. 우선 통신망 보안·복원력·상호호환성 증진과, 무선통신·오픈랜 분야 연구개발(R&D) 협력 활성화, 양국 산업계·학계 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 등을 추진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제조·공정에 강점을 가진 한국과 반도체 설계·IP에 강점을 가진 영국이 상호 결합해 최첨단 반도체 칩 설계, 화합물 및 첨단 반도체 소재, 첨단 패키징 기술 등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기술 전문가 교류를 활발하게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 양국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실현에 긴밀히 협력한다. 글로벌 파트너십(GPA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자 포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파트너들 간 조율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에 올해 영국에서 개최한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내년 5월 ‘미니 정상회의’를 공동 개최한다. 전 세계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 빅테크 대표(CEO) 등이 함께 제1차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글로벌 AI 거버넌스 정립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핵심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도 스타트업 등 기업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증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관계기관 등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양국 생태계의 강점에 대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모범사례 공유와 구체적 협력 방안을 발굴한다.
이밖에도 양국은 글로벌 디지털 규범과 디지털 기술표준,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협력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 매년 과기정통부 차관과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차관을 수석 대표로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 포럼을 개최, 분야별 협력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에 이어, 과기정통부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양국 간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주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한다. 이번 협약은 우주탐사, 우주산업, 우주 정책 등 양국 공통 관심 분야에 대한 협력 절차를 체계화하고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협력 분야로는 우주탐사, 우주산업, 우주 인프라, 위성, 우주 정책, 항법·시각, 통신, 지구관측, 우주 분야 지속가능성, 양·다자 협의시 공조 등을 폭넓게 포함한다. 양국은 향후 공동 실무단 구성, 공동연구 및 전문가 교류, 교육 활동, 산업체 간 교류 등의 활동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이행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한-영 우주협력 MOU는 우주탐사·정책·산업 등에서 양국이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양국은 아르테미스 약정 서명국이자 우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정책 수립 및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우주 정책 및 규범적 측면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기대된다.
올해 양국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과학기술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이행 약정도 체결할 계획이다. 공동연구와 인력교류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양국 기업간 협력을 촉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행을 위해 한-영 과학기술 혼성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혼성 위원회의 수석 대표는 과기정통부 차관과 영국 정부수석과학자문관이 담당 예정이다.
그동안 영국 DSIT와 한국의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가 각각 서로 다른 정부간 협의체를 운영해 왔으나, 혼성 위원회를 설치하게 됨으로써 전체적인 관점에서 협력 의제를 상호 조율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호 장관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는 올해 대통령의 영국 방문으로 양국의 과학기술·디지털 협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면서, “향후 양국은 이번에 맺은 3건의 MOU를 기반으로 통신망, 반도체, 인공 지능, 우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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