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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기 싫으면 나가라” 구두로 해고 통보한 회사…法 “부당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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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2
서울행정법원/박성일 기자

규칙적으로 출근한 사내 변호사를 구두로 해고한 회사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A사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변호사 B씨는 2021년 4월부터 A사에 사내변호사로 입사했다. A사의 모기업 C사는 이전까지는 사내변호사를 채용해 법무 업무를 처리했지만 B씨의 전임자부터는 ‘자문 및 송무계약’이라는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6월 B씨가 밀린 급여의 지급을 촉구하자 C사의 회장은 “일하기 싫은 모양이니 회사를 나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B씨가 근로자에 해당하고, 해당 해고가 서면에 의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A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B씨와 근로 계약이 성립되지 않았으며 B씨가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은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은 그러나 “사내 변호사로 일한 B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맞고, 부당해고로 볼 수 있다”며 A사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변호사인 B씨가 별다른 계약 없이 단순 일회성 업무처리를 넘어 사무실에 규칙적으로 출근해 계열사들의 법무 업무를 처리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B씨가 조직도상 ‘법무팀장’으로 기재된 점, 회사로부터 근태관리를 받은 점, 계열사들의 송무와 관련된 사항들에 대한 결재를 받는 등 업무와 관련해 구체적 지휘, 감독을 받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B씨는 근로자로서 급여 지급대상이 맞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일하기 싫은 모양이니 회사를 나가라’는 취지로 발언은 근로자인 B씨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며 “연체 급여가 존재함에도 B씨가 스스로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우며 만일 그렇다 하더라도 회사가 출근 의사 및 계약 지속 여부에 대해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통상적임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사건의 해고는 근로기준법 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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